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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guxxi Mar 24. 2023

버티기 위해 오늘도 쓴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일을 여럿 하고 있다. 당장의 수익은 0, 아니 혹시라도 카페에서 작업을 하면 적자가 되는 너무 많은, 다양한 일들. 제일 하고 싶은 일인데 '돈이 되는 일'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리는 그런 일들. 돈이 되는 일들에 묻혀 지내다가 녹초가 되어서야 한 번씩 살펴보고,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론 아무 고민 없이 놓아버리게 되는 그런 일들 중 대부분은 글과 관련된 일이다. 그중 대부분은 실패했고, 실패하는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예정이니 앞으로도 그 일을 함으로써 들어오는 수익은 계속 0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아니 매우 자주 나의 능력 없음을 비난하고, 겨우 적어내려간 그것들이 pass와 fail 사이의 그 어딘가에 애매하게 걸려 나를 붙잡는 느낌이 들 땐 사실 조금 무섭다.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그 일말의 기대감 같은 것이 말이다. 그 무서운 희망이 나를 여기까지, 지금까지 이끌어 왔고 결국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되었으니 오늘도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에 나를 넣고, 시간을 넣고, 노력과 인내도 함께 넣는다. 버티기 위해 오늘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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