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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9 현관 바닥도 깨끗이

by 도담

새벽 3시 56분.


퇴근하고 잠깐 누웠는데 잠들어버렸다.

안 씻으면 못 자는 인간이기도 하고.. 할 일이 남은지라 잠깐 자고 깼다.

입구가 중요하지. 현관의 신발들도 다 치우고 이번에는 바닥도 구석구석 닦았다.

식탁 위를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생긴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노란 쓰레기봉투까지 챙겨서 현관문을 나섰다. 세 봉 다리 줄줄이 들고나간다.

내일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집 보러 온대서 눈뜨자마자 치웠다. 2번째다!

그 사람은 내가 찜한 날짜에만 이사 가능하냐고 중개인에게 물어보았단다. 조금 더 빨리 들어오고 싶다고.


현재 나 의상황..
남의 집에 들어올 때 일으킨 전세대출을 상계하고 내 집의 전세보증금을 내주면서 입주해야 되는 상황.
그날 밖에 안된다. 돈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의 학교 통학거리가 여기보다 거기가 더 가깝고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여서 조금 더 쥐고 있고 싶다.


사실 현금을 탈탈 긁어모으고 대출을 일으켜서 이사 가야 되는데.. 집을 팔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된다면 내 상황은 또 다른 집을 전세로 가야 한다. 현재 매매하기엔 집값이 비싸고 전세도 비싸다. 이것도 마음에 드는 차선책은 아니다. 전세도 비싸다는 것.

중개인 친구에게

'그 전세 구하는 분은 급한가 보네 빨리 들어오고 싶어 하니.. 그 집은 현재 시세가 얼마랬지? 음.. 팔까? 지금 들어가서 지내다가 판들 얼마나 남을까?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모야 되고 대출금리도 내렸다더니 찾아보니까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 에잇! '

다행스럽게도 나의 집은 4년 전에 샀던 가격보다 올랐다. 그렇지만 산 가격보다 1억 원이 빠진 날도 있었다.



책꽂이에 꽂힌 책들을 정리하다가.

'왜 당신은 죽어가는 자신을 방치하고 있는가'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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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가 내 심장에 딱 꽂혔다.

그래, 이사 가자!

안 가서 후회할 것 같다.

난주 후회하는 것보다.. 다시 또 옮기더라도 내 집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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