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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기반성 Dec 20. 2023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참 멋있다

나는 반곱슬에 머리숱이 정말 많다. 그래서 미용실 가서 머리를 맡길 때는 디자이너분에게 아주 미안해하며 머리를 하게 된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남편의 친구 중에 헤어디자이너의 외길만 걸어온 친구가 있어서 신혼 때부터 그분이 하는 미용실만 다니게 되었다.


이분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지만 공부보다 머리를 만지는 일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공부를 못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게 아니라는 사실도 놀랬고, 부모님들의 반대도 없었다는 이야기에 두 번 놀랬었다.


강남에서 유명한 프랜차이즈 디자이너를 아주 빨리 시작했고 돈도 정말 많이 벌기도 했었다. 20여 년 지내오며 작년엔 어깨가 아파 고향으로 내려가 쉬게 되었고 올해 우리가 한국으로 들어가는 시기에 운 좋게 오픈을 한 시점이라 다시 다녀왔다.


아파서 잠시 쉬었던 시기에 제자분이 하는 곳을 소개해서 다녔긴 했지만, 정말 달랐다.

이분이 가장 멋있는 점은 절대 타협이 없다는 것이다. 나 같아도 손님이 많거나 너무 늦어 시간이 부족하다면 경영자로서 적절히 시간, 수고를 감안해 적당히 타협했을만도 한데, 진행 과정을 단축하거나 건너뛰는 일은 절대 없다. 그분의 말로는 한단계라도 허술해지면 좋은 결과가 안나오기 때문에 그걸 아는 자신은 타협을 할래야 할수가 없다고 한다. 정말 철저히 과정을 지킨다.


머리 하러 가서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너무 힘들다는 것은 대부분 머리숱이 많고 여자분들이라면 알 것이다. 내가 앉아 있는 시간이 힘들어 빨리 좀 끝났으면 하지만 디자이너분의 흐트러짐 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미용실을 갈 때마다 맘에 들었다 안 들었다 들쭉날쭉했던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분은 절대 없다. 늘 매직 스트레이트, 펌에 있어 머릿결과 펌 퀄리티가 항시 일정하다.


타협이 없이 매 순간 그 과정을 온전히 해 내는 모습이 오늘도 또 변함없이 멋졌다.

내 입장에서 또 생각해보니, 자기 사업이라 개능한 것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참 멋있다.


파리는 참 멋진 도시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화장실이 미관을 헤친다하여 아예 만들지 않았었고 그것으로 인해 향수가 개발되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미술에서도 미학의 단계까지 극한의 이루어냄이라는 느낌이랄까.


"**님은 머리할 때 만큼은 타협이 없으신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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