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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운설 Jul 12. 2022

[리뷰] 일석이조 - 가성비에 편의성까지 잡은 속도계

싸이플러스 CYCPLUS M2

  자전거에 속도계는 필수다. 없으면 도통 어느 속도로 달리는지 몰라 내내 답답하다. 그래서 어떤 브랜드이던 라이더들이 필착해야 할 아이템 중 하나다. 2013년 벤지 프로포스를 구입할 당시 구입했던 속도계가 Cateye Velo Wireless+ 모델이다. 앞 휠 스포크에 자석을 붙여 휠이 돌 때마다 포크에 매단 센서가 신호를 무선으로 보내고 핸들바에 부착한 컴퓨팅 본체가 이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센서와 자석을 프레임 포크와 휠 스포크에 장착하는 이런 방식이 수년 전까지 보편적이었다. GPS 인식률이 양호해진 요즘은 GPS 방식의 속도계가 대세다. 바퀴에 별도의 장치를 다는 수고가 없기 때문이다. 실내에서 즈위프트와 연동할 때처럼 야외에서 위치 이동에 걸린 시간을 이용 속도 측정이 불가능 경우 속도나 케이던스 측정하는 별도 센서를 달아 GPS 속도계 본체와 연동시키면 된다. 전동 변속기, 프레임 본체에 내장시킨 케이블, 유압식 브레이크,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주변 기기 등 벤지를 구입한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건만 로드 바이크에 변화의 물결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벤지 구입할 당시 장착했던 캣아이 벨로 와이어리스 플러스


  5~6년 전이었던가? 기억이 정확하진 않으나 캣아이 속도계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귀차니즘 탓에 꺼진 상태로 라이딩을 해왔다. 필요할 경우 삼성 헬스 어플로 주행을 마친 다음에 기록을 확인했다. 더군다나 올해 라이딩을 재개하기 전 지난 4년 동안은 벤지를 거의 타지 않았던 터라 굳이 배터리를 교체할 엄두를 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난 4월 주말 동안 1박 2일 서울 춘천 북한강 자전거길을 다녀올 때 컨디션 조절을 위해 주행 중 속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9년 만에 배터리를 교체했다. 본체와 센서 모두 교체했으니 당연히 작동될 줄 알았다. 이런, 컴퓨팅 본체 초기 설정을 하고 주행을 했는데 속도 인식이 안되었다. 두세 차례 설정을 다시 했지만 결과가 똑같다. 센서에 문제가 있거나 이를 처리는 본체 회로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캣아이에 A/S를 의뢰할까 하다가 구입 시기가 너무 오래되어 적당한 가격의 속도계를 새로 마련하자고 마음을 고쳤다.


  우연찮게 와디즈 앱에서 속도계 펀딩 일정을 알게 되었다. 새로 센서와 자석을 달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에 주저하던 차에 이게 필요 없을 GPS 방식이라는 점에 호기심이 생겼다. 펀딩 예정 알림 신청을 하고 이리저리 스토리를 보던 와중에 체험단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설마 되겠어하면서도 체험단 응모 버튼을 눌러 신청했다. 선정될 거라는 기대가 없어 잊고 있었는데 지난 금요일 제품이 배송 완료될 예정이라는 택배사 문자가 왔다. 예상 밖의 당첨이라 생소하면서도 기분이 매우 유쾌했다.  동시에 제대로 리뷰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무겁게 다가왔다.

 

제품에 동봉된 체험단에 선정되었다는 축하 편지


싸이플러스의 GPS 자전거 속도계, CYCPLUS M2는 박스 디자인이 심플하다. 아이팟 이후 흰색 바탕의 단순한 포장을 산업 표준으로 정착시킨 애플의 디자인 정책을 충실히 따른 느낌이다. 박스 후면부와 설명서에 표시된 QR 코드를 찍으면 M2와 연동되는 XOSS 앱 설치 화면이 연결된다. 제품 구성도 단순하다. 컴퓨팅 본체, 마운트 2개(결해야 하 사실상 1개), 고무링 3개(1개는 스페어용), USB-C 타입 충전 케이블, 설명서로 이루어다. 추가 거치대나 케이던스, 속도, 심박계, 파워미터 센서와 같은 ANT+ 센서는 별도 구매 대상이다.

  

박스 전면부(좌), 후면부(가운데), 제품 구성(우)

   

  오늘, 일요일 오전에 테스트 라이딩에 나섰다. 출발 전 캣아이 속도계를 탈거하고 M2를  새로 달았다. 박스 디자인이나 구성처럼 본체를 장착하는 과정 역시  쉽고 단순하다. 마운트 두 개를 아귀가 맞게 겹치고 핸들바에 위치를 잡 다음, 고무링을 X자로 교차해 연결한다. 고정된 마운트에 본체를 90도로 결착시키고 나서 시계방향이나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 고정시키면 끝이다. 캣아이처럼 마운트를 타이 끈으로 고정한 다음 남는 부분을 잘라내는 번거로움이 없다.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고무링을 빼서 다른 곳으로 옮기면 그뿐이다.


겹친 마운트와 고무링 2개(좌), X자로 교차해 결착한 마운트(가운데), 마운트에 장착한 M2 본체(우)


  본체 기본 기능 또한 직관적이어서 쉽게 익힐 수 있다. 본체 측면의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버튼이 두 개가 있다. 편의상 위 버튼을 1, 아래 버튼을 2로 부르겠다. 모든 버튼은 짧게 누르거나 길게 눌러 작동시킨다. 왼쪽 위(L1)를 짧게 누르면 세 종류 기능을 한다. Off 상태에서 누를 경우 전원이 켜진다. 오른쪽 버튼으로 설정 모드가 되었을 땐 설정을 시작한다. M2 전원이 켜져 작동 중인 상황에서 누르면 주행 기록이 시작된다. 휴식 등 대기모드로 바꾸고 싶을 때는 L1 버튼을 짧게 누르면 된다. 라이딩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다시 L1 버튼을 누르면 주행 중 기록이 이어진다. L1 버튼을 길게 누르면 전원이 꺼진다. 왼쪽 아래(L2) 버튼은 랩 구간을 측정할 때 사용한다. L2 버튼을 길게 누르면 랩 기록이 저장된다. 오른쪽 위(R1) 버튼 아이콘이 전환이나 엔터를 의미하는 화살표다. 짧게 누르면 디스플레이 화면이 전환되고 길게 누르면 설정에 들어가거나 설정을 마친다. 햇살, 조명 아이콘인 오른쪽 아래(R2) 버튼은 짧게 누를 때마다 백라이트가 켜지거나 꺼진다. 전원을 켤 때  디폴트로 백라이트가 켜진다. 배터리를 아끼고 싶다면 R2를 눌러 백라이트를 끄자.


L1 버튼을 짧게 눌러 전원을 켠 초기 화면(보호필름 장착)


  위 사진에서 R1 버튼을 짧게 누를 때마다 상단 메인의 속도 표시 밑 부분이 주행 시간과 주행거리의 디폴트 화면에서 현재 고도와 경사도, 주행기록과 기울기, 주행 중 최고 수치, 평균 수치 화면으로 각각 번갈아 가며 디스플레이된다. 무엇보다 주행 중 현재 시속이 큼지막하게 표시되어 가독성이 좋다. 현재 시간, 주행거리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라이딩 감을 잡기 편리하다.


  M2 설치를 마치고 XOSS 앱과 연결을 했다. 핸드폰에서 XOSS 앱을 열면 연결할 기기 목록이 나온다. CYCPLUS M2 아이콘을 누르면 장치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메시지가 뜬다. 연결 버튼만 누르자 손쉽게 연결이 되었다. 


XOSS 초기 화면(좌). M2 연결화면(우)


블루투스 연결이 정상적으로 되어 주행기록을 불러 드릴 수 있다. 구입 후 처음 연결했으니 동기화시킬 주행 기록이 전무하다.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까지 무난하게 마쳤다.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된다.


블루투스 연결화면(좌), 업데이트 메뉴로 최신 펌웨어 설치(우)


  이번 라이딩은 M2 속도계를 테스트가 목적이었다. 강변북로 아래 한강공원 북단 자전거 길이 간혹 GPS 수신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간혹 고가 밑에서 주행하거나 조깅을 하다 보면 삼성 헬스 앱에서 GPS 수신이 끊긴 구간이 일직선으로 표시되어 터무니없는 랩타임이 기록되곤 한다. 그래서 오늘은 평소 이촌동 - 중랑천 합수부 - 잠실철교 - 잠실 공원 - 여의도 - 방화대교 - 행주대교 - 월드컵 공원 - 이촌동으로 이어지는 68km 순환 종주 코스 중에서 이촌동 - 잠실철교 반포공원 - 잠수교 - 원효대교로 코스를 잡았다. 강변북로 자전거 길에서 고가도로로 인한 전파 음영이 가장 두드러진 코스를 둘러보기로 했다. 핸드폰의 삼성 헬스 앱과 M2를 동시에 켜고 달린 다음에 기록을 비교할 계획이었다. 평소처럼 9시 15분에 동행할 일행을 중랑천 합수부에 만났다. 동반 라이더들은 오늘도 순환코스를 종주하고 나는 반포에서 헤어지기로 했다. 9시가 넘자 햇볕이 쨍하다. 중간에서 빠지는 나는 그나마 폭염을 피한다지만 지인들은 한여름 땡볕을 달려야 한다. 선크림을 발랐어도 온 몸이 익을 텐데 걱정이 앞섰다. 중랑천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반포 공원 편의점에 잠시 쉬기로 했다. 먼저 빠지는 만큼 아이스크림으로 미안함을 대신 전했다. 일행들과 잠수교를 건너 원효대교 북단까지 간 다음 피트니스 센터에서 샤워를 하고 용산역사를 가로질러 나와 귀가했다. 용산역사를 통과한 것 역시 GPS 수신을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 


  M2 속도계에 기록된 오늘 주행 거리는 32.61km, 총 1시간 27분가량 소요되어 평균 시속이 22.4km/h였다. 상세 주행기록 화면을 선택하니 주행 코스의 고도와 구간별 속도 현황과 주행기록이 요약되어 있다. 3D 랜더링 기능도 있는 것 같은데 로딩 시간이 엄청 소요되어 중간에 취소하고 나왔다. 추가 확인이 필요한 기능이다. XOSS 앱에서 주행 데이터를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캣아이 벨로 와이어리스 속도계에 비해 갖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라이딩 기록 어플인 스트라바와도 연동이 가능하다. 스트라바 유저들도 앱에서 M2 기록을 확인할 수 있고 기존 가민 센서도 M2에 연동되니 M2를 구입해도 크게 불편할 일이 없을 것이다.  


주행 기록 메인화면(좌), 고도와 구간 속도 화면(가운데), 주행기록 요약 화면(우)

  

  M2에서 측정된 주행 기록이 삼성 헬스 어플 앱과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일까? 삼성 헬스로 측정한 거리는 32.73km, 주행시간은 1시간 25분이다. M2 측정치와 대략 120 미터에 1분 좀 넘게 차이 난다. 거리 차이가 발생한 원인은 아마도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삼성 어플을 실행한 다음에 M2가 GPS 연결이 안 된 상태에서 주행 기록을 시작하고 바로 출발했던 것에 있으리라 여겨진다. 주행 시간도 비슷한 맥락이다. 휴식 장소에 도착하여 주행을 멈출 때 M2 속도계에서 L1 버튼으로 대기 모드로 전환시키는 데 소요된 시간이 차이를 냈을 것이다. 최고속도는 M2가 34.1km/h, 삼성 헬스가 34.3km/h이다. 속도계 센서를 달지 않아 어느 데이터가 더 신뢰성이 있는지 알 기가 어렵다. 그러나 양 기록이 크게 차지나지 않고 M2의 경우 GPS 위성 3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삼성 어플의 주행 코스 기록(좌), 상세 정보(우)


  집에서 M2를 실행하면 GPS 수신이 끊긴다. 실내에서는 당연히 GPS가 어떤 경우에도 수신이 안 되는 걸로 알았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귀가하는 경로 중에 용산 역사로 진입하는 구름다리와 역사 안을 통과해야 한다. 실내 구간이 300여 미터 가량 이어진다. 그런데 XOSS 앱에서 확인된 기록에서는 이동경로와 시간이 제대로 카운팅 되었다. 역사에 이동통신 중계기처럼 GPS 수신 장치가 없다면 아마도 위치 차이와 진출입 시간 차이를 감안해서 추산된 예상치를 기록한 수치일 수 있다. 팔당에서 양평으로 갈 때 터널을 몇 개 지나게 된다. 나중에 두 개를 모두 켜놓고 재차 확인해볼 작정이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귀가 루트(좌), 상세 주행 차트(우)


  만일 주행 이력을 100% 근사하게 측정하는데 연연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별도의 센서가 굳이 필요치 않다. M2 속도계만으로 충분하다. 마운트 장착이 쉽고 본체를 탈착하기 용이하다. 캣아이 중저가 라인업처럼 라이딩 때만 속도, 거리를 확인하거나 누적 거리 등 제한된 정보만 조회할 수 있는게 아니다. 세세한 기록이 저장되어 연동 앱에서 상세한 기록을 복기할 수 있다. 스트라바에 연동시켜 친구들과 기록을 공유할 수 있다. 친구들과 기록 경쟁이 가능하니 자연스럽게 라이딩 욕구가 마구 분출될 것이다. 가득 충전하면 30 시간 정도 작동된다. 핸드폰 헬스 어플을 굳이 켤 이유가 없다. 당연히 장거리 라이딩에서 핸드폰 배터리 소모량이 적어 보조배터리를 챙기지 않아도 된다. 7만 원대 속도계가 가성비와 편의성을 다 잡았다. 속도계에 예산을 많이 들일 계획이 없는 라이더에게 M2 속도계가 유력한 대안 중 하나이다. 


싸이플러스 M2 속도계 체험단에 선정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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