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프롤로그
오늘은 일찍 일어난 관계로 아침 7시 6분 지하철을 탑승했다.
평소 타던 36분보다 빨라서인지 지하철이 생각보다 쾌적했다.('생각보다'인 것. 그 시간에도 인구 밀도는 높았다.) 역시 부지런하면 편해지는 건가... 아니지... 일찍 일어나는 것이 더 피곤한 건가... 뭐 어쨌건 내일도 6분 지하철을 타봐야겠다. 오늘만 사람이 적었던 것일 수도 있으니.
아무튼 6분 지하철을 탔더니 사무실에 도착해 지문을 찍었을 때 7시 45분이었다.(출근시간은 9시까지고 평소의 나는 8시 10분쯤 사무실에 도착한다) 아침에도 시간외 수당을 쳐주면 좋겠지만 여긴 그렇진 않은 것 같아 아쉽다.
이 회사에서 가장 실세인 분은 연세가 있으시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지시했던 것을 잊는 경우가 많고 지시하지 않았던 것을 했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꽤 당황스럽고 아.. 이 회사도 거지 같네... 싶지만 다행인 것은 이분은 자신의 기억 오류를 인정하는 것인지 뭔지 끝까지 자기 말이 맞는다고 우기진 않는다.(작년, 부산에 일했을 때 실세였던 본부장은 끝까지 우겼다. 그래서 내가 박차고 그만둔 것)
어제 이 회사에서 1년 반째 일하고 계신 회계 담당분과 둘만 사무실에 있었던 터라 꽤 오래 이야기를 했다. 그냥 '회사'라는 것이 얼마나 거지 같은 곳인가... 여태 겪었던 최악의 회사는 어디였고 이유는 무엇이었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참.. 뭐랄까...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음... 결국 생각은 돌고 돌아 인생 뭐 어쩔 수 있나...로 결론지어지는 게... 슬프다. (나는 T인데 가끔 이러는 걸 보면 F 인가....-_-)
좀 달리 생각해 보면 내가 원했던 것을 나는 다 이루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서울에서 강의를 하고 싶었고, 직장을 다니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소하지만 10년 경력단절의 끝자락에선 이 생각들이 너무나 거대하고 원대한 꿈 같았다.)
원하던걸 이뤘으니 다음 스텝을 위해 또 무언가를 계속해서 찾아나가는 것을 해나가면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을까...
아직 크게 아픈 것도 아니고 가족이 크게 아픈 것도 아니니 고단한 삶까진 아니지 않나. 그럼 돈은 적고 상사의 지시가 짜증은 나지만 이 또한 감사하면 되지 않을까.
그림을 꽤 오랫동안 그리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마음을 울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를 한참 고민하고 괴로워하던 때가 생각이 났다. 한 명이라도 내 그림이 좋다고 하면 그걸로도 감사하던 때가 있었는데 달리면서 살다 보니 그걸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오늘은 그림을 좀 그려봐야겠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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