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현서 Jun 17.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81)

-몸이 조금 회복되다. 그란 비아에서 시간 보내기 -

 9시 넘어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선다. 일요일 아침이라 동네 카페들이 연 곳이 없다. 이럴 바에야 지하철로 차라리 그란 비아로 가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면 15분 정도 소요된다.


 일요일 그란 비아 거리에도 사람의 움직임이 여전하게 많지 않다.



 그란 비아 산토도밍고 역에서 내려 4월 중 체재할 때 종종 가서 아침식사를 했던 ‘PANS’ 라고 불리는 보카디요 체인점으로 간다. 그 곳에서 느린 아침 식사를 한다. 또 소화불량으로 몸이 불편하면 않기 위해서 잘 씹어 먹다보니 느린 식사가 된다. 


 날씨도 선선하고 걷기에 좋다. 벤치에 앉아 3-40분 멍 때리기도 한다. 멍 때린다는 것 .... 요즘 말로 정신적으로 참 힐링 된다. 그란 비아 거리의 벤치는 어수선한 거리 속에서도 조용함을 느낄 수 있다. 이상하게도 벤치에 앉아 있으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과 소음으로부터 내가 분리되어 관조하는 느낌이 온다. 이 때 방해가 되는 것은 아내의 말 걸어옴이다. 못하게 할 수도 없다. 무성의하게 대답해진다. 그리고 벤치는 대부분 그늘에 있기가 쉬운데 더운 날ㅆ에도 불구하고 벤치에 앉아 있으면 시원하다. 바람도 느낀다.



 스페인 광장 쪽으로 가니 광장 안이 시끌벅적하다. 마드리드 시 주최로 시민 건강 증진 이벤트를 하는 모양인데 한 쪽은 공개 에어로빅, 또 한쪽은 무술시범 등 여러 가지 행사를 동시에 하고 있다.



 단체 에어로빅은 힘과 활기가 넘친다.



 무술시범은 현지의 젊은이들이 무슨 중국 스타일의 복장을 입고 소림사 풍의 무술 시범을 하고 있는데 표정과 동작이 제법 볼 만하다. 열심히 훈련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동작들이다.



 점심은 한식을 먹기로 한다. 안내가 반가워한다. 지도 앱에 나와 있는 700 미터 거리의 한식당을 찾아갔더니 폐업을 한 것인지 없다. 이어서 ‘아리랑 한식당’이라는 식당을 물색해서 전화까지 하고 찾아가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중국인이다. 그리고 메뉴도 한식 메뉴가 아니다. 간판은 한글로도 표시하고 한문으로도 표기했다. 다시 또 검색해서 한 곳을 갔더니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아내는 김치찌개를 주문해서 잘 먹었다. 나는 입맛이 돌지 않아서 먹을 자신이 없었지만 순두부찌개를 주문해서 그럭저럭 먹었다. 


 내일은 영국으로 가는데 별 준비 없다. 그런데 며느리가 카톡으로 영국 행 준비를 다 시켜준다. 내가 어제 런던의 어느 곳을 방문하면 되겠는가고 문의는 했다. 며느리가 대학원 과정을 영국에서 해서 영국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있다.


 가톡으로 계속 교신하면서 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도 예약해주고 돈도 지불해줬다. 현지 교통정보와 관광정보도 모두 소싱해서 알려준다. 정보가 전무했는데 모르고 갔더라면 애먹을 뻔 했다. 고맙다.    


 아내는 내일 런던 갈 준비를 거의 다 마친 것 같다. 준비라고 해봐야 캐리어 패킹하는 것인데 이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으면서 만만하지 않다. 제한된 공간에 짐을 여기저기 구겨 넣는 것인데 여행자로서 뭘 사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정도 시간이 흐르면 짐이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부피 총량은 고정이지만 무게는 늘어난다. 그래도 평생 짐 싸며 살아온 이력이 있기 때문에 요령이 좋다. 아내에 비하면 나는 아무래도 미숙하다. 나는 내 배낭만 챙긴다.   


작가의 이전글 스페인 3개월 살이(8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