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그럼 나는 죽어서 무엇을 남기게 될까? 저서 4권? 자녀 2명?
그럼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산 사람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게 될까?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갈까? 산이 있으니까?
등산은 올라가기 전과 내려온 후에 내 몸이 달라진다.
다리도 튼튼해 지고 폐도 깨끗해지고 아마 내장도 좋아질 것이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자기 인생 즐기다 죽으면 남기는 것이 없다.
저서를 남겼는가? 제자를 남겼는가? 나라 경제에 이바지 했는가?
그냥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죽으면 안 태어난 것과 같다.
죄를 지어서 피해자를 남길 것 같으면 차라리 안 태어나는 것이 낫다.
‘남긴다’는 것. 뭔가 가치있는 것을 남기는 것.
그것이 무형이든 유형이든 남기면 그 인생은 가치있는 것이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으면 그 인생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나쁜 것을 남기면 그 인생은 차라리 안 태어나는 게 낫다.
나는 죽어서 무엇을 남기게 될까?
이미 남길 수 있는 것은 다 남긴 것인가?
그렇다면 남은 인생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남은 인생 동안은 또 무엇을 더 남기게 될까?
남은 인생 동안 아무 것도 남길 게 없다면 지금 죽으나 나중에 죽으나 똑 같은 것 아닐까?
밥 더 축내지 말고...
죽는 그날까지 뭔가 남겨야 삶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무형이든 유형이든 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