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커리어 플랫폼에서 근무 경험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훌륭한 주니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른 경력 있는 분들에 비하면 많지는 않겠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인턴, 알바를 포함해 내가 채용에 관여하고 육성한 주니어는 10명이다. 수치로 보면 평균 50%의 확률로 뛰어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었는데, 그들에게서 내가 되레 받는 영향은 회사 생활을 하는 데에 꽤 크게 작용했다.
좋은 상사, 좋은 동료 못지않게 좋은 후배는 직장생활에 활력과 신선함을 가져다준다. 그렇다면 주니어 채용의 성사를 가르는 원인은 무엇일까? 짧게 회고해 본다.
주니어 채용 성공 경험 분석
주니어 채용 성공의 정의 : 해당 포지션에 기재한 주요 업무를 1개월 내로 소화해 낸다. 이 과정에서 업무를 알려주는 사수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활용한다. 일을 위한 일을 하는 것보다 업무 배경을 파악하고, 본인만의 방식을 적용해 디벨롭할 수 있다. 또한 업무 중에 발견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논의를 통해 해결을 위한 시도를 한다. 조직 내에서는 특히 사수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이 조직의 팀원으로서 플레이할 수 있다.
채용 시 고려했던 점
1. 포지션이 요구하는 핵심 자질과 일치 여부
2. 포지션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의 도전적인 정도(낮을수록 성실한 사람 선호)
3. 근무할 수 있는 기간 내 목표 달성 가능 여부(인턴, 알바 특성상 근속이 짧은 편)
좋은 주니어들의 공통점
1. 성실함
2. 질문을 잘 함(궁금해함)
3. 성장욕구가 높음(이 조직에서 배울 수 있는 거 다 배우고 가겠다는 의지)
좋은 주니어를 만들기 위해 조직이 노력해야 하는 일
1. 안정적인 사수 역할을 해줄 사람의 존재
2. 명확한 R&R(새로운 일을 추가해 맡기더라도 기본적인 R&R이 정해져 있는 편이 좋음)
3. 주니어에게 감동주기(비저닝, 신뢰주기, 관심 갖기 등)
주니어 채용 실패 경험 분석
주니어 채용 실패의 정의 : 해당 포지션에 기재한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데 계속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 과정에서 사수는 주니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알지 못해 답답함을 느낀다. 솔루션을 함께 찾으려 노력해도 결과물이 나오는 속도가 느리고 형편없다. 주니어의 업무 영역이 작게 설정해 둔 R&R을 벗어나지 못하며, 그마저도 사수가 보조하지 않으면 굴러가지 않아 사수의 업무전선에까지 영향이 온다. 심지어는 주니어가 협의 없이 일을 진행해 난처해진다.
채용 시 문제가 되었던 점
1. What만 있고 How to가 없는 사업부문에 배치
2. 최고가 아닌 차선을 선택
3. 대상의 두드러진 특질에 기대하기(열정 가득한 모습에 기대를 걸었다가 하고 싶은 일만 하려고 하는 모습에 질린다든지)
아쉬운 주니어들의 공통점
1. 근태는 성실하나 업무 성과와 연결성은 낮음
2. 조직원들과 업무적 소통에 관심도가 낮음
3. 자신의 의견을 고집
주니어 채용 실패를 피하기 위해 조직이 해야 할 일
1. 어느 정도 자신만의 일이라고 느낄 수 있는 역할을 마련해 준다.
2. 팀원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비핵심 업무를 위임하기 위해 채용하는 경우, 관리 리소스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
3. 지금 우리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게 일손인가? 치어리더인가? 혹은 해결사인가? 내부 기준부터 명확히 하자.
적고 나니 실패로 분류했던 친구들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우리 조직에 맞지 않았을 뿐이지. 게다가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사람 보는 기준이 높지 않은가.
주니어 채용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걸 알지만, 내가 다음에 합류할 회사는 주니어들을 채용하고 함께 성장하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주니어들이 약간은 '고여있는' 팀에 줄 수 있는 임팩트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좋은 주니어 인재가 많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