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로 강제 강금

감정이 치솟아 있을 땐

저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푸는 방법들이 제각각인데 힘든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나의 특징은 동굴로 들어가거나 외면, 잠자기, 책에서 답을 구하기, 기도 등을 취한다.

일단 누구도 만나기 싫다.

혼자인 상태로 들어가는 편이다.

그와 반대인 사람도 있다.

말로 풀어야 하는 사람.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사람.

내게는 힘들 때마다 찾아오는 A가 있다.  

정리되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쏟아낸다. 그러면 나는 속으로 긴장한다.

뭐라 말해야 하나.

A의 마음을 풀어주고 위로해 주고 싶지만 그 마음을 감당하기가 어려울 때가 종종 있었다.

특히나 흥분도가 높을 때는 내 위로가 먹히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어쩔 땐 그 화가 내게 쏠려 싸우기 일쑤였다.

어떤 마음인지 이해는 됐지만

‘내가 그랬나 왜 나한테 화풀이지’하며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수년을 좀 반복적이다 싶어 용기 내어 A에게 말했다.

“네가 많이 힘들 땐 일단 동굴로 들어가라.   

내가 아무리 애써도 내 위로가 너에게 힘이 안 되는 것 같아. 너의 마음이 너무 뾰족할 땐 그 어떤 말도 통과가 안 되는 것 같더라.

어쩔 땐 그냥 감정 쓰레기통 같은 기분도 들고

이건 서로에게 너무 괴로운 일이야.

애쓰는 나도, 맘에 들어하지 않는 너에게도.

앞으론 살짝이라도 누그려졌을 때 그때 와.

화나는 일이 생기면 일단 동굴로 들어갔다 와 ”

A도 느끼는 것이 있는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뭐야 동굴로 강제 강금이야?” 하며 미소 지어 보인다.

감정이 어느 방향이든 너무 치솟아 있을 때는

잠시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뜨거운 것에 바로 데었을 때는 평정심을 갖기란 어려운 것처럼 도우려고 하는 사람에게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엉뚱하게 감정을 쏟아부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무엇이든 흥분해서 이로운 건 없다.

오히려 화만 더 커질 뿐.

원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에

일단 자신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