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째 태교 중입니다만.. .
11. 희생없는 모성애
부모 특히, 엄마에게 희생은 당연한 듯 여겼던 시대가 있다. 희생과 사랑이 동의어도 아닐텐데 말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온전히 전달하면서 자신의 삶을 누군가(특히, 자식)를 위해 희생하지 않는 삶은 가능하지 않는 걸까?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다.
'나 혼자서 온전할 때 결혼할테야'
대학 때 오랫동안 사귄 사람과 헤어지고
내 일상으로 온전히 돌아 오는 데 한참을 방황하고
그리고 다시 연애라는 걸 할 때 스스로 다짐했었다.
물론 결혼은 가능한 하지 않겠다는 게 내 생각이였지만...
지금이야 비혼을 생각하는 여성이 60%를 넘지만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터라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은,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간직해 온 다짐이었다.
오히려 잘 맞는 동거녀를 찾았고 그녀와 나는
서로의 지인에게 동거녀라고 소개하며
평생 그렇게 살 것처럼 살았었다.
그러나 각자의 연애가 진지해지고
비슷한 시기의 그 연애는 편안한 일상으로
그리고 결혼으로 이어졌다.
어느날 나는 결혼하였고 심지어 허니문 베이비까지...
너무나 준비되지 않은 엄마로서 삶의 시작이었으나
이 생명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명감 같은게 생겼다.
뱃속의 그 아이는 준비되지 않은 엄마라도
충분히 나름의 사랑으로 좋아 해주는 아이였다.
어찌 이 아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가?
심지어 나를 닮은 외모에
너무도 사랑스러운
이렇게까지 내가 아기들을 좋아 했었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는 나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아이를 위한 시간은
나의 다른(특히, 일) 일상의 시간을 허용하지 않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커리어
나 개인으로서 미래
일을 통한 나의 성취감, 자존감 등
포기는 안된다고 결심하고
레디 액션!
혼자 낳은 것도 아닌데
나만의 일이 된 상황에 화낼 새도 없이
1안 2안 등을 생각하고 주변의 가족을 설득하며
내 일로 복귀했다.
둘째가 태어나고
내 커리어는 남편의 경력보다 더 인정 받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두 아이 육아가 용이한 다른 안을 찾아야 했다.
이게 희생이라면 희생일 수 있지만
적어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 커리어를
물론 당시 대학원 공부를 하는 내내
학문의 길이 아닌 다른 일터를 찾을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을 안고 살았지만 말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와 나의 관계를 위해
희생이라는 단어는 생각하지 않기로 다짐했었다.
(설령 누군가는 내가 희생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러기 위해
첫째,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당연히 하며 살기로 했다.
둘째, 나만을 위한 시간, 내 일을 위해 아이를 잠시 우선 순위에서 2순위로 내려야 할 순간을 보내며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들이 자랐을 때
너를 기르느라 뭔가를 포기했다던가
엄마가 너 때문에 어떤 것을 하지못했다는 식의 말과 생각은 절대 하지 않으며
아이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성장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