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징어 게임이 시험 문제로?

2025 5급 PSAT 상황판단 가책형 35번

by 이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jpg 출처: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은 우리들의 추억의 놀이를 잔인한 살인 게임으로 바꿔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만한 놀이들을 소재로 살인게임을 한다는 아이러니함이 오징어 게임의 성공비결이 아니었나 싶다. 정말 재미있게 봤다.


올해 5급 공채 상황판단 영역에서는, 이 오징어 게임의 게임들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잔인한 퀴즈 문제를 출제했다. 오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가 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과 시즌 2의 가장 핫한 게임인 둥글게 둥글게를 합쳐서 낸 문제로 보인다. 정답률이 상당히 낮은 잔인한 문제였다.



문제.png 2025 5급 PSAT 상황판단 35번


TV에서 방영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라거나, 회차별로 사람이 탈락해 참가인원 절반 이상이 탈락하는 모습이 오징어게임을 연상케 했다. 특히 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짝짓기 게임부터 먼저 연상이 됐다. 회차별로 반드시 탈락자가 발생하는데 여러 회차를 진행한다는 점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탈락자가 사망한다는 언급은 없지만, 나도 모르게 '탈락하면 죽는구나' 생각을 하며 읽게 됐다. 시험을 친 사람들이 다들 '재미있는 문제'라며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한 문제이다.


오겜의 주인공들은 살아남기 위해 짝을 지었지만, 우리는 심심해서 퀴즈를 풀어보는 거니까 조건을 정리해 보자.




제목 없음 1 P1.png 조건 정리


1. 조건 정리

1. 시작은 49명이다.

2. 생존자가 25명 미만면 게임이 끝난다. = 5회차 생존자는 24 이하이다.

3. 싱긋 = 2의 배수 탈락 = 짝수 탈락

찡긋 = 2의 배수 아닌 탈락 = 홀수 탈락

4. 웃는다 = 3의 배수 남았다.

운다 = 3의 배수 아니게 남았다.

5. 게임은 5회차까지 진행한다.

6. 1, 2, 4, 5회차엔 1~9명이 탈락한다.

7. 탈락자의 수는 모두 다르다.

8. 3회차엔 14명이 탈락한다.



문제를 풀며 조건을 언급은 하겠지만, 계속 언급하면 글이 너무 지저분해지므로 직접 따라 풀어볼 사람들은, 이 조건을 따로 메모해 두는 걸 추천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아래의 표를 다시 알아볼 수 있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제목 없음 1 P2.png


조건을 정리해 표를 바꿨더니 훨씬 더 알아보기 쉬워졌다.

그럼 이걸 가지고 경우의 수를 나눠 문제를 풀어보자.

이 표 역시 기록해 둘 수 있으면 좋다.



2. 1회차 경우의 수


제목 없음 1 P3.png


조건 6으로 인해 탈락자는 1~9명이므로

1회차에서 1~9명이 탈락해서 3의 배수가 남아야 한다.

그러면 가능한 남는 사람의 수는 40~48이다.

이 중 3의 배수는 42, 45, 48이다.


생존자가 42가 되려면 7명이 탈락하고

45가 되려면 4명이 탈락하고

48이 되려면 1명이 탈락해야 한다.


조건을 정리한 표에 따르면 1회차의 탈락자는 짝수여야 하므로

탈락자는 4명, 남은 사람은 45명 외에 다른 경우는 없다.



3. 2회차 경우의 수

2회차에서 역시 1~9명이 탈락해서 3의 배수가 남아야 한다.

가능한 남는 사람의 수는 36~44이다.

이 중 3의 배수는 36, 39, 42이다.


36이 되려면 9명이 탈락하고

39가 되려면 6명이 탈락하고

42가 되려면 3명이 탈락해야 한다.


표를 보면 2회차의 탈락자는 홀수여야 하므로 경우의 수가 둘로 나뉜다.

1) 9명이 탈락해 36명이 남은 경우와

2) 3명이 탈락해 42명이 남은 경우다.


제목 없음 1 P4.png

1) 9명이 탈락해 36명이 남은 경우

3회차의 탈락자는 14명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생존자는 22명이 된다.

이 경우 조건2에 의해 3회차에서 즉시 게임이 끝나므로 조건 5에 위배된다.

따라서 9명이 탈락해 36명이 남을 수는 없다.



제목 없음 1 P4.png

2) 3명이 탈락해 42명이 남은 경우

위의 경우가 틀렸으니 이 경우가 정답이다.

3회차에서는 14명이 탈락해 생존자는 28명이 된다.

이때 28은 3의 배수가 아니므로 조건에 위배되지 않는다.



4. 4회차 경우의 수

4회차에서는 원래는 1~9명이 탈락해 3의 배수가 아니게 사람이 남아야 한다.

단, 4회차에서 게임이 끝나면 안 되므로 탈락자의 숫자가 조절된다. (조건5)


4회차에서 게임이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생존자가 25명 이상이 돼야 하고 (조건2)

그러려면 탈락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1~3명으로 줄어든다.


표를 보면 4회차의 탈락자 수는 짝수이므로 탈락하는 사람의 수는 2로 고정된다.

따라서 4회차의 탈락자는 2명, 남은 사람은 26명이다.



5. 5회차 경우의 수

마지막 5회차에서는 1~9명이 탈락해 3의 배수가 아니게 사람이 남아야 한다.

단, 여기서는 게임이 반드시 끝나야 하므로 2명 이상이 탈락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자가 25 미만이 돼 조건2와 조건5가 충족된다.


탈락자의 수는 짝수이므로 가능한 탈락자의 수는 2, 4, 6, 8이다.

지금까지 탈락자의 수는 모두 달랐으므로(조건 7)

2와 4는 탈락자의 수가 될 수 없다.

따라서 가능한 탈락자의 수는 6, 8이다.

제목 없음 1 P5.png

1) 6명이 탈락할 경우 20명이 남아 3의 배수가 아니다.

2) 8명이 탈락할 경우 18명이 남아 3의 배수가 되므로 조건에 위배된다.

따라서 5회차에서는 6명이 탈락해 20명이 남는다.



정답.png
20250309_142046.jpg

처음으로 돌아가 문제를 보자.

2회차와 5회차 탈락자의 합을 묻고 있으므로

3+6=9, 3번이 정답이다.


본인은 7번 조건,

탈락자 수가 모두 다르다는 조건을 까먹어서

5회차 탈락자를 4명이라고 계산하고

3+4=7로 2번을 체크하고 개같이 틀렸다.


조건을 절대 빼먹지 말자.




정답률.png

해당 문제는 3월 9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정답률 41.91%의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다.

상황판단 영역에서 이보다 낮은 정답률을 기록한 문제는 하나밖에 없으므로

이번 시험 상황판단 영역에서 두 번째로 어려운 문제라 볼 수 있다.

오답 비율도 균등한 걸 보면 못 풀고 찍은 사람도 많은 걸로 보인다.


지금까지 문제를 본 사람은 "뭐야, 쉬운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것이 PSAT 문제다.

문제는 40문제를 90분 만에 풀어야 하니 문제당 2분 15초 안에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풀이를 보지 않고 2분 만에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진입하는 게 우월전략이지 않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수능 논란과 공교육을 위한 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