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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끼 Jun 28. 2022

돼지새끼의 편지

안녕하세요. 일주일에   쓰는 거니 괜찮겠는데? 했는데 은근 귀찮네요. 어쩌면 제가 너무 게으른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들 지내시고 계신가요?

요즘  많이 고민하는  ‘점심/저녁 뭐먹지?’ 입니다. 야식도 많이 먹게 되고, 술은  많이 먹습니다. 덕분에 저는 돼지같은 사람, 사람같은 돼지가 되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고 하던데, 저는 아직 소크라테스가 되기는 힘들어보입니다.


먹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여행을 가서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좋고,  근처 내가 아는 맛집에서 내가 먹어봤던 음식을 먹는 것도 좋습니다. 음식을 보는 것도, 냄새를 맡는 것도, 맛을 느끼며 씹는 것도 모두 즐거운 일입니다.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도 즐거운 일이죠. 혼자 먹는다면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먹거나 유튜브, 넷플릭스를 보면서 먹기도 하는데, 저는 이것도 좋아합니다. 혼밥이 사회적 현상이 되어 기쁩니다.

그런데 문득 돼지같은 저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은  ‘대충 때운다 식의 식사가 없을까. 대학교를 다닐 때는 컵라면, 이상한 주먹밥,   아무거나 주워먹고 다니면서  살았는데 말이죠. 저는 먹는 것이 주는  ‘즐거움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재미를 붙일만한 것을 잘 찾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재미가 없다보니 먹는 ‘즐거움’에 더욱 집착하게 되고, 배가 고프면 심지어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먹기를 원하게 됩니다. 술과 야식도 마찬가지입죠. 이 세상 직장인들이 살이 찌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야식도 줄이고, 밥도 조금씩 먹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손을 놔버린 기타도 다시 치고 있고, 밤에는 운동(이라고 해봤자 걷기, 뛰기 뿐이지만)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요즘 살이 조금 찌고 계신가요?


3~4 밖에 되지 않았지만 먹을 거에 조금은 집착을 놓게 되니 조금은 자유로운 기분입니다. 만약 요즘 살이 조금 쪘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 집착을 놔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럼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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