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워킹맘 손과장 Dec 18. 2020

관리직을 위한 7개의 도구

조직의 인게이지먼트 향상을 돕는 일본의 온라인 툴, COCOLABO

관리직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7개의 도구

일본 HR 컨설팅 회사들의 사이트를 서핑하다가 우연히 재미있는 온라인 툴을 발견했다. '관리직을 위한 7개의 도구'라는 이름을 가진 온라인 툴. 관리직들을 어떤 7가지 도구로 어떻게 도와준다는 건지 호기심이 생겼다. 어플인가 하고 찾아봤더니 앱스토어에는 없고, QR 코드를 타고 들어갔더니 웹사이트에 이메일과 비밀번호만 등록하면 무료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웹페이지였다.  


"관리직의 고민을 7개의 도구로 해결해 드립니다"

이런 캐치 프레이즈가 걸려 있는 소개 페이지. 관리직을 위한 7개의 도구란 많은 업무를 안고 있는 관리직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매니지먼트 할 수 있도록 '무기를 갖게 한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사이트라고 한다. 특히 사람과 조직을 지원하기 위한 최적의 도구를 도입하여, 한 명 한 명이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 사이트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일본의 NEWONE이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개발한 COCOLABO라는 이 도구는 팀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임 관리자들, 혹은 팀원들과 원할하게 소통하고 싶은 관리자, 팀원들을 성장시키고 좋은 팀을 만들고 싶어하는 관리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7개의 도구는 '구성원들과의 관계 형성(개입)을 위한 지원',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지원', '관리직 본인을 위한 지원' 이렇게 세 가지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구성원들과의 관계 형성(개입) 위한 지원에서는 (1)카르테라고 해서 1on1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도구를 제공하고, (2)트레이닝 지원에서는 부하 직원에게 세미나나 외부 교육을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다.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지원에서는 (3)신임 관리자를 위한 set up, (4)신입 직원이 팀에 들어왔을 때 온보딩, (5)팀원들과 함께   있는 활동 등을 지원한다. 관리직 본인을 위한 지원으로는 (6)'힌트'라고 해서 관리직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기능, (7)코치 기능이라고 해서 본인이 코칭을 받을  있도록 지원하고 매칭해주는 기능이 제공된다. 이 중 아직은 구현되지 못한 기능들도 몇 가지 있지만, 구성원과의 관계 형성이나 팀 만들기의 경우 대부분의 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팀원과의 효과적인 1on1을 돕는 카르테

신임 관리자 혹은 이미 오랜 경력을 가진 관리자도 가장 어려워 하는 것이 1on1 미팅이 아닐까 생각한다. 갑자기 만나서 형식적인 대화를 하기도 어색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자니 1on1 미팅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 같고. 그렇다고 평소에 자연스러운 대화를 많이 나누는가 하면 그렇지도 못하다. 관리자의 나이가 점점 어려지기도 하고, 관리자들에게도 관리 이외의 업무들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업무 하느라 바빠서 사람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관리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카르테'라는 기능이다. 병원에서 진료 기록 차트를 일컫는 카르테라는 용어를 가져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카르테 기능에서는 구성원들에 대한 진단과 관리자 본인과의 매칭을 알려주고, 1on1에서 활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우선 어떤 구성원이 업무 성과가 좋지 않거나, 혹은 면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면담을 한다고 가정하자. 카르테 기능을 활용해서 업무에 대한 간단한 진단(설문)을 할 수 있는 url을 구성원에게 전송한다.  

예를 들면 '상사가 높은 기준치를 가지고 업무 지시를 한다'라든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고, 의미를 느끼고 있다', '자기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업무이다' 등의 항목들이 제시되어 있고, 구성원들은 5점 척도로 이에 대해 체크할 수 있다. 이러한 진단을 통해 관리자도 구성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지만 구성원도 면담 전에 자기 자신의 업무 가치관에 대해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장점이 있다.

카르테 기능에서 진단하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일에 대한 가치관이기 때문에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중시하지 않는지, 또 어떤 것 때문에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물론 구성원도 관리자의 가치관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 구성원이 먼저 진단을 하고 나면 그때 관리자의 진단 결과가 공유되는 방식이다.(미리 상사의 가치관을 확인한다면 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위험이 있을 것 같다.) 면담 전에 이러한 정보를 파악하고, 관리자 본인과 구성원과의 가치관이 얼마나 다른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다음에 면담에 임하기 때문에 실제 면담에서는 구성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효과적인 팀 관리 툴, 셋업 기능

1on1 미팅을 돕는 카르테 기능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것이 바로 셋업 기능이었다. 효과적인 팀 관리, 팀 만들기를 위한 기능으로 소개되어 있었는데, 새로운 팀을 맡게 된 관리자 혹은 처음으로 관리자가 된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할 것 같았다. 셋업 기능에서는 타이밍에 맞춰서 그때 그때 관리자가 해야 되는 역할들이 제시가 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알려준다.


예를 들면 팀을 맡고 나서 첫 주, 팀원들은 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문 조사를 실시해 볼 수 있다. 또 자기 팀만의 목표를 설정하는 과제도 제시된다. 회사와 부문의 목표가 아닌 우리 팀만의 목표를 새롭게 설정해보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힘든 일이다. 이처럼 잊기 쉽지만 한 번만 해두면 팀을 꾸려 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과제들이 계속해서 제시된다. 그 다음으로는 Key person과 면담을 하라는 과제도 제시되어 있다. 팀원 중에 주요 인물 3명을 정하고, 각각의 사람들과 면담을 하면서 상황 파악을 해보라는 것이다.


특별한 지령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잊기 쉬운 관리자들의 행동 방침을 그때 그때 제시해 주고,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내가 신임 관리자라면 이 온라인 툴이 너무 감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이나 인터넷 상에 관리자, 리더들을 위한 다양한 이론부터 실천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지만 실제로 내가 적시에 적절한 미션을 수행하기란 쉽지 않다. 회사나 팀 업무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에 충실하여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온라인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일본의 웹 사이트나 어플 등을 보면 한국처럼 기능이 화려하거나 인터넷에 최적화된 방식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일본의 온라인 도구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COCOLABO를 보고 나니 역시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내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목적으로, 누구를 위해, 어떤 지원을 할 것인가'만 명확하다면 기술적인 부분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다. 1on1 미팅을 도와주는 도구도, 팀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도구도 자세히 보면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제때 실천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유용한 것 같다. 가장 어려운 것은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 바쁘다는 이유로, 너무 기본적인 일이라 다음으로 미뤄도 된다는 생각으로 할 일을 잊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온라인 사이트였다.


※ 참고 및 이미지 출처: Cocolabo 웹사이트(https://cocolabo.club/)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 HR 아카데미에선 무엇을 배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