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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와일라잇 Oct 06. 2023

책을 펼치다 선물을 받다

기대치 못한 선물을 발견하는 책 읽기의 시간



 좋은 리더는 결코 장애물이나 경쟁자가 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관계를 초월한 선한 길을 제시한다. 즉, 자신으로부터 무게 중심이 멀어지게 한다.

-너 자신의 이유로 살라 중에서 -


뜻밖의 사건 덕분에 가족의 무게 중심을 생각해 봅니다. 어제,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저녁 식사를 챙기는 중이었습니다. 딸아이가 친구에게 고백을 받았다고 말을 걸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 남자친구가 편지를 써서 ‘너를 좋아하니 사귀자’라는 편지를 보낸 것입니다. 보아하니, 3월 달에 짝꿍을 하던 친구인 것 같습니다. 남자 짝꿍들 중에서 제일 마음이 잘 통하고 괜찮은 친구였다고 딸아이가 말해주던 일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네 대답은 뭐야? “


망설이던 딸은 그 친구와 사귈 거라고 하네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그 친구가 사귀면 잘해줄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비단 그 이유뿐은 아니겠지요. 짝꿍 바꾸기 아쉽다고 말하면서 그 친구를 칭찬하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정말 너무도 뜻밖의 사건이라서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아직 퇴근 전인 남편에게도 문자를 보냈지요. ‘어쩌지?’라면서 요. 퇴근 후, 돌아온 남편과 조용히 안방에서 속닥거렸습니다.


”아이가 직접 말해준 거야? “


”응. 근데 너무 걱정된다. 어쩌지?”


“아무 말도 하지 마. 지금 뭐라고 끼어들어서 잔소리하면 다음부터는 말을 아예 안 해줄걸?”


“다음?”


생각지도 못한 남편의 조언이 너무 맞는 거 같아서, 아무 말도 안 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너무 싫었어요. 내 마음 한 구석에 나의 귀여운 소녀들이 언제까지나 그대로 우리의 소중한 딸로서만 존재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아이를 재우는 잠자리에서 가끔 하던 질문, 오늘은 나도 모르게 사심을 담아 던집니다.


“우리 딸, 엄마는 네가 너무 좋아. 딸은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으니?”


여전히 딸은 나를 꼭 안으면서 웃습니다. 아직은 딸이 손가락으로 나를 가르쳐 주는 게 좋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손을 잡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 촉촉한 피부에 맞닿아 부비부비하며 잘 자라고 포옹해 주는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이 여전히 복잡합니다.


머리로 알고 있던 아이의 성장과 독립을 가슴으로 느껴본 하나의 사건이었습니다. 아이는 조금씩 성장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독립을 할 것입니다. 저의 마음도 성장이 필요한 때이겠지요?


다른 이들과의 관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쉽다는 마음보다는 잘 크고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성장할 나 자신도 기대해 봅니다.


장애물이나 경쟁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초월한 선한 길을 제시해 주는 부모, 결국은 삶의 무게 중심이 나로부터 멀어진다고 하더라도 선한 길이자 영감을 주는 길을 제시해 주는 부모가 되길!


리더에 관한 책을 읽다가 부모로서의 내 마음을 다짐해 봅니다.


 아직은 바닷가의 모래사장에서 같이 모래놀이를 하던 친구가 ‘나 이제 가봐야 해!’라고 말하는 이야기를 들은 거처럼, 살짝 서운하지만 아이가 다른 세계와 관계를 경험하는 시간을 응원하고 바라보려 합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세계를 만들어가야겠죠.


 일렁이던 내 마음에 숨은 보물처럼 찾아와 준 한 구절 덕분에 마음을 다잡네요. 뜻밖의 보물이 숨겨진 책 읽기, 오늘도 당신에게 권합니다. 집안의 리더인 여러분에게, 육아책만큼 좋은 경영학 책을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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