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기획서
1. 기획 배경 및 의도
‘공간’은 가장 비싼 재화 중에 하나이다. 공간은 이 지점에서 다른 재화와는 다른 특성을 갖는다. 하나의 제품을 소비하면 소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너무 비싼 재화인 공간은 소유가 힘들어 타의적으로 일시적으로 경험하는데 그칠 수 밖에 없다. 과거의 공간은 사물이 배치되는 ‘소비의 배경’에 그쳤으나 경험 경제의 이 시대에는 공간은 하나의 연출된 무대로서 소비의 대상으로 그 지위가 변화하였다. 공간은 단순히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요소들이 망라된 복합적 구성체이다. 현대 소비 인류가 향유하는 궁극적 소비의 대상으로서 총체적 체험의 결정체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간은 한발 나아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참조점이 되었다. 유현준 교수의 한 칼럼에 아래 와 같은 내용을 기술했다.
‘내가 ‘소유’한 공간으로 나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내가 ‘소비’한 공간으로 나를 대변하는 시대다.’
이렇듯 이미 사회에는 ‘공간을 소비한다’라는 개념이 만연하다. 현재 공간을 소비한다고 하면 SNS 매체를 통한 소비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라는 이미지 중심의 SNS는 연출된 무대로서 사람들의 소비의 흔적을 남기는 장이 되었다. 이러한 피상적인 의미에서의 ‘공간을 소비한다’를 넘어서서 진정한 의미에서 공간을 소비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묻고 탐색해보고자 한다.
2. 기획 의도
공간을 소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묻는 것은 현상의 실체를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취향의 시대에 사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간에 대한 생각, 공간을 소비하는 방법, 그 사람들의 공간을 경험해보는 시간을 기록하고자 한다. 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기록하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답이 없는 물음에 또 다른 가능성을 얹고자 하는 것이다. 공간을 소비한다는 것이 가서 사진으로 남기고 SNS에 업로드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것이 나를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아는 피상적인 수준의 이해를 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인터뷰이와 함께 공간을 찾아가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인터뷰이만의 아지트와 같은 공간을 소개받고 얘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냄으로서 소비한 공간이 한 사람을 어떻게 대변하는지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인 우리가 함께 찾아나가고자 한다.
3. 기획 내용
공간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모든 인터뷰는 인터뷰이가 자신의 공간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공간을 매개로 시작되는 인터뷰는 인터뷰이가 공간에서 무엇을 하는지? 왜 소개하고 싶은지? 등의 공간과 인터뷰이의 관계로 질문을 시작한다. 이후 인터뷰의 전개는 공간보다는 인터뷰이의 이야기에 비중을 두고자 한다. 인터뷰이는 지금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고 어떤 순간들을 좋아하는지 등의 내용을 담고자 한다. 그리고 다시 공간에 대해 되묻는 구성을 취한다. 인터뷰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그 사람이 왜 그 공간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 영상을 보기 사작했을 때와는 다른 맥락에서 읽어낼 것이다. 이는 컨텐츠를 보는 사람들의 개인의 해석에 의존하도록 한다. 즉, 컨텐츠 내에서는 우리가 개입하여 이러한 이유에 이런 공간을 선호하고 소개하고 싶어하는구나로 한정 짓지 않는다. 이는 인터뷰라는 방식이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발생시키는 것을 이용하여 그 인터뷰이가 궁금하다면 그 공간에 가서 그 인터뷰이의 어떤 면을 찾길 바라는 기획자의 의도이다. 또한 섭외된 인터뷰이들은 누적된 인적자원으로서 네트워크는 컨텐츠를 구성하는데 혹은 또 다른 파생 컨텐츠를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궁금한 다음 사람을 지목하거나 또는 하나의 주제로 다른 사람들의 각기 다른 공간 혹은 하나의 공간에 다양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을 형성해주고 이를 컨텐츠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