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아주 많이.
막연하게 늘 원했던 삶이 있었다. 어른이 되고 싶었고, 엄마가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는 알지 못했고 그저 어렸지만 일찍 철들었던 내가 어른처럼 살아간다는 게 싫었던 것 같다. 더 막연했던 삶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평생의 언약을 맺고, 그 사람과 함께 한
생명을 만들어 내 안에서 그 생명이 자라나고 태어나 올바르게 키워내는 삶. 서른이 되기 전에도 엄마가 되기 전에도 그런 삶은 그저 뜬 구름 잡는 소리 같았다. 올 한 해가 가기 전 뜬 구름이 아닌 진짜 구름을
잡은 사람처럼 마치 모든 것이 꿈처럼.
나는 서른이 되었고, 엄마가 되었다.
서른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야 비로소 내가 어른처럼 아니 한 어른으로 잘 살아왔구나 하고 증명되어주는 것 같다. 거의 평생을 엄마로 살고 싶었던 내가 엄마가 되었다는 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또 다른 시작인 것 같다. 앞으로의 내 삶은 서른이 되기 전, 엄마가 되기 전과 후로 나뉘겠지.
이 전의 삶보다 더 열심히 살아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리고 그 이유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
'엄마가,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