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끝 무렵.
무척이나 외로웠다. 하루 여정의 끝 무렵. 7월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선선한 날씨였다. 다리가 저릴 정도로 바쁘게 돌아다니다 퇴근을 하려 밖을 나왔을 때. 시간이 멈춘 줄 알았다. 옅은 하늘색, 보랏빛, 핑크빛, 주황빛으로 온통 물들어있는 하늘.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람이 나의 마음으로 들어오던 찰나. 힘들고 피곤했던 몸이었지만 나는 이내 누군가를 간절히 원했고, 혼자였던 그 순간을 후회했다. 아주 잠시. 전화를 걸까. 맥주를 마실까. 공원을 걸을까. 사랑한다 말할까. 스쳐 지나가는 감정 들이었겠지. 그렇게 중요한 감정들은 아니었겠지. 라며 꾹꾹 눌러 닫아두었다. 내 마음. 열리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넘치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만큼의 단단해지고, 견고해진 내가 있었다. 섭섭하지 않았고, 서운해하지 않았다. 그 말은, 더 이상 마음을 주지 않았고 나의 마음을 쏟지 않았다. 나를 생각했고, 나를 아꼈으며, 나에게 상처가 되는 것들을 애써 외면했다. 몸을 피곤하고 지치게 했고, 그래서인지 마음도 점점 줄어갔다. 나에게 남아있는 마음이란, 철저히 혼자가 되어버린 나에게 조금. 아주 조금 기댈 수 있는 단 한 켠만 내어주는 것이었다. 귀찮다는 말을 자주 했다. 사실은 귀찮은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이고 싶었다. 괜한 마음을 쓰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쓴다 해도 당신은 모를 것이다. 쌓아둔 책들을 읽으며,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누군가에게 오게 될 연락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 그렇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나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그러나 정작 나다운 것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잊으며 이렇게 담담히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