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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슬기 Sep 11. 2019

견뎌내는 일

너와 함께. 

진지하게 말하고 싶었다. 모든 이유에 대해서. 그 모든 이유의 시작과 끝은 상처와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래서 나는,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일들 앞에서 항상 주춤하게 된다고. 떠밀려하고 싶지는 않고, 스스로 하자니 겁이 나고 힘이 든다고. 그러니 나를 좀 도와 달라고. 이런 나라도, 안아주고 아껴주고 사랑해 달라고. 이런 솔직한 말들을 하고 싶었다. 너와 다른 내가, 이런 나를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런 나를 누군가에게 말하게 된다면 그게 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이런 나라도 끊임없이 아낌없이 사랑해 줄 것 같아서였다. 솔직해진다는 건 참 겁이 나는 일이다. 그리고 이 솔직함을 누군가 단 한 사람에게만 털어놓고 싶어 하는 일 또한 두려운 일이다. 아무도, 그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 일 일 거라 생각했다. 누군가를 믿어보고도 싶었다. 두렵고 어려운 일도 견뎌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이끌리어, 내가 생각했던 두려웠던 겁이 났던 일들도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느껴보고 싶었다. 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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