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못하는 밤엔,
글을 쓰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내 머릿속에 있는 모든 말들을 끄집어내야 할 것만 같아서. 결혼하지 못할 것 같다. 그냥. 딱 맞는 사람을 못 만날 것 같다. 이상하게 그럴 것 같다. 아직도 나는 여행하는 상상을 한다. 이제는 여행을 갈 수 있는데도, 늘 상상만 했던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이곳저곳으로 나의 생각을 가져다 놓는다. 혹시나 운명처럼 여행을 가서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별들이 무수히 많은 밤들을 맞이하게 되는. 손을 맞잡고 끝없이 하염없이 걸으며, 평생을 살면서 완벽히 알 수 없는 서로를 알아가는. 잠이 오지 않는다.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싶다. 내 마음이 이런데, 들어줄 수 있겠느냐고. 꽤나 괜찮은 조언이나 해답은 바라지 않을 테니, 그저 나의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당신의 귀와 마음을 내게 내어 줄 수 있겠느냐고. 왠지 모르게 그리운 새벽이다. 딱히 무엇이 그리운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름밤. 나는 누군가와 걷고 싶었고, 공기와 날씨에 딱 맞는 노래를 들으며 차 창문을 열고 목적지 없는 어디론가 가고 싶었고, 이런저런 내 생각을 내 마음을 나누며 가까워진다 여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