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총 균 쇠 <프롤로그>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품다

by Sun


왜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현대 세계의 불평등은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왜 지역마다 문명의 발달 속도와 이기(利器)의 발명 속도가 다른 것일까? 오늘날 부와 힘은 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분포하게 되었을까? 이 책(총균쇠)은 이러한 질문들 속에서 탄생했다.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1972년 뉴기니에서 만났던 얄리라는 친구의 질문으로부터 지역 격차의 기원에 대한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도대체, 어떻게, 유럽의 백인들은 지난 200년 사이에 뉴기니를 식민지로 만들 수 있었을까?


오늘날 가장 암묵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답은 '인종주의'다. 여러 민족 사이에 선천적 능력에 대한 생리학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인종주의는 서양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배격되고 있으나, 여전히 그들은 은밀하게, 무의식적으로 인종차별적 설명을 받아들이고 있다. 가령, 백인들이 유전적으로 기술을 다루는 지능과 능력이 우월하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인간의 기술적 차이에 병행하는 지능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단지 그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누구나 기회만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산업 기술을 숙지할 수 있다. 또한, 기술적 지능과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는 검사를 시행하는 그 나라의 사회·문화적 환경 및 교육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보편성을 획득할 만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기술적 지능과 능력은 유전적 불이익과 아무 상관없다.


문명에 대한 이해를 바꾸어야 할 필요도 있다. 문명 연구의 이해는 문명의 우위를 찬양함이 아니라 역사 자체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어떤 민족이 다른 민족을 지배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것은 그 지배를 정당화하는 설명인 것인가? 과연 문명이란 좋은 것이고, 수렵·채집민의 부족사회는 야만적이고 미개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문명의 축복이라는 것은 장단점이 뒤섞여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생각 속에 내재된 유럽 중심주의적 접근법, 서구 사회에 대한 미화, 즉 오리엔탈리즘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어느 한 사회 형태를 다른 것들보다 우위에 놓고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그저 이해하고자 해야 한다.



이처럼 이 책(총균쇠)은 서구 사회에 만연한 통념들을 깨부수기 위해 기술되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유럽 백인들에게 몰살당한 이유는 그들이 백인들보다 기술적 지능이 낮거나 정신적 능력이 열등해서가 아니다. 또, 뉴기니인들이 백인들보다 문명의 발달 속도가 느렸던 이유는 그들의 문명이 결코 열위에 있기 때문이 아니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차이가 있는 이유, 오늘날 현대 세계의 불평등을 낳은 직접적인 원인, 얄리가 질문했던 백인들이 화물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은 '총 균 쇠'의 영향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은 세계의 불평등, 지역 격차의 기원은 '총 균 쇠'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러나, '총 균 쇠'를 일궈낼 수 있었던 궁극적인 원인, 즉 어떤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더 빨리 '총 균 쇠'를 획득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많은 학자들이 기후, 지리, 문자 등 다양한 원인들을 내세우지만, 전 세계적인 종합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이것은 다학제적인 연구가 필요한 일이며, 여러 학자들의 업적을 모두 포괄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총균쇠)의 목적은 현대 세계의 불평등을 가져다준 직접적인 원인 '총 균 쇠'와 가장 현실적이고 타당성이 높게 평가되는 '총 균 쇠'의 '궁극적인 원인들'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다. 우리는 그 여정을 떠날 것이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 제레드 다이아몬드 -




총 균 쇠 <프롤로그 :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품다> ::발제 ::리뷰 ::요약 ::서평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