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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민정 Nov 13. 2022

남들에게 잘 보이려 애쓸 필요 없다

[마음치유 프로젝트 힐링칼럼 24]

  생글생글 잘 웃는 귀여운 후배가 있다. 그래서 그녀를 볼 때마다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좋은 에너지를 타고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모습 자체로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녀인데 그런 그녀가 외모에 있어서만큼은 굉장히 민감해했다.

누군가에게 얼굴이 좋아 보인다는 말을 들어도 ‘내가 살쪘다’는 말인가 싶어서 하루 종일 꿀꿀한 기분으로 침울하게 보냈다고 했다. 그래서 며칠 동안 굶기도 하고 하기 싫은 다이어트를 억지로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그런데 그 누군가가 던진 그 말이 정말 살쪘다는 의미였을까. 얼굴이 환하고 생기가 돌아서, 그 모습이 정말로 보기가 좋아서 던진 말일 수도 있는데 혼자서 살쪘다는 의미로 치환해버린 건 아닐까. “너 지금 예뻐. 정말이야”라고 진심을 다해 말해도 그녀의 눈빛을 보니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인사말로 여기는 듯했다.


  친절함이 몸에 밴 또 다른 친구가 있다. 다른 이에겐 큰 장점으로 보였던 그녀의 성격을 그녀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에게서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한다. 깍듯이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학습의 결과이지 자신의 장점이 아니라고 했다. 무례한 사람을 만나도 그 앞에서까지 친절하고 착하게 행동해야 할 것 같은 스스로의 강박이 있다고…. 밝은 미소와 상냥한 태도는 상대를 존중하는 최고의 표현이나 정도가 지나친 사람에게까지 필요 이상의 친절을 베풀면서 정작 자기 자신의 감정은 소홀히 대하는 것이 과연 맞는 걸까.


  많은 이들이 다른 사람의 말이나 시선에 민감하다. 나 역시도 그랬다. 어렸을 때부터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그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누구나 좋아하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순 없다는 것을, 그것은 도달할 수 없는 욕심일 뿐이란 걸.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 애를 쓰고 많은 사람들을 신경 쓰다 보니 긴장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더 멋지고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스스로를 옥죄며 살아간다. 타인이 내리는 평가 -그것이 정답도 아닌데- 그에 맞춘 삶을 살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진정 생각해야 할 것은 타인이 아닌 나에게 맞추어진 삶이다. 타인이, 사회가 원하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유일한, 나만의 개성으로 나에게 맞는 편안한 옷을 입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그 기준을 ‘나’에게 두면 삶을 가볍게 살아갈 수 있는데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잣대’라는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그러니 답답하고 갑갑할 수밖에.

오로지 나답게, 그저 내 식대로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남한테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니 삶이 훨씬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졌다.


  간혹 타인이 신경 쓰일 때면 “남과 비교하는 상대적 기준이 아닌 절대적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라.”라고 하신 고(故) 강영우 박사의 말을 떠올린다.

그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중학생 시절 사고로 시력을 잃고 말았는데 어려운 역경에도 불구하고 미국 피츠버그대 박사,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학교 특수교육학 교수를 역임하였다. 비장애인과 비교하면 언제나 늦을 수밖에 없고,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었기에 그는 남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의 나라는 절대적인 기준에서 늘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 기준으로 나를 지켜본다면 언제나 희망적이고 성공적일 테니.


  남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 굳이 나를 맞추려 하기보다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삶을 더욱 응원하게 된다.

남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자신을 존중해 주는 사람이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법이다. 그러니 내 부족함이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지 말고 남들에게 맞추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즐겁고 유쾌하게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다른 사람 눈치 볼 거 없이 나만 좋으면 그만 아닌가,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그러한 삶이 얼마나 후련한가,

얼마나 개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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