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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민정 Jan 14. 2023

당신을 축복합니다

[마음치유 프로젝트 힐링칼럼 26]


  새해가 되면 으레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누구나 새해를 맞이하면 올해는 나에게 더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고, 더 많은 행운이 따르길 바란다. 작년에 유독 힘들었던 사람이라면 순조로운 한 해를 보낼 수 있기를 염원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작년에 웃을 일이 많았던 사람이라도 그 복이 오래 지속되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나의 운세가 궁금하고 내 미래를 알고 싶은 마음에 새해 벽두부터 철학관이나 점집을 찾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모두가 많은 복을 받기를 바라는데 사실 많은 복을 받으려면 내 운이 어떠한가를 따지기 보다 내가 먼저 복을 지으면 되는 게 아닌가.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니 올해 내 운세가 얼마나 좋을지를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기보다는 내가 그 운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괜한 걸음으로 원치 않은 말을 듣고 돈까지 쓰고서 마음마저 상하면 얼마나 속상할까. 그래서 돈도 들지 않고 전혀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내 복을 스스로 만드는 법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데 오늘 나와 만난 인연들을 진심으로 축복하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전철에서 혹은 차를 운전하면서도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마주 오는 그 사람을 향해 또는 눈을 마주친 그를 향해 마음속 깊이 인사를 전하는 것이다.      


  ‘내 삶에 나타나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불교에서는 전생에 쌓은 500겁의 인연으로 옷깃을 스칠 수 있다고 했다. 옷깃을 스치지는 않았지만 내 삶에 나타나준 것만으로도 소중한 인연임에는 틀림없다. 80억 인구 가운데 한 나라, 한 지역, 단 한 번뿐인 ‘오늘’이라는 내 삶의 한 장면에 등장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인연이다. 나와 어떠한 연결이 없었다면 과연 내 삶에 나타날 수 있었을까. 그래서 내 삶을 다채롭게 채워준 그 귀한 인연에 감사해하며 그분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다. 당신의 오늘이 편안하기를, 아름답기를 응원하면서….     


  그렇게 내가 먼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상대의 행복을 빌면 되레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진다. 나는 작은 마음을 보내었을 뿐인데 그 마음 하나하나가 모아져 내게 더 큰 기쁨과 꽉 찬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이같이 기분 좋게 시작한 하루는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신나게 행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좋은 기운을 가슴에 담아 만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상대를 품을 수 있었다. 행복의 선순환이랄까. 그래서인지 내가 상대를 축복하고 감사해하는 만큼 나에게도 뜻밖의 행운과 행복이 덩달아 찾아오는 듯했다. 가령,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돈이 생긴다거나 또 다른 누군가의 친절과 배려로 뭉클한 감동을 받게 되었다.    

  

  다만, 미운 사람 앞에서는 그게 쉽지만은 않은데 그럴 때 드는 생각. 


  ‘일생에 단 한 번 내 곁을 스쳐간 사람, 짧은 시간 동안 나와 눈을 맞추거나 대화를 나눈 이들도 소중한 인연으로 내 인생에 나타났는데 미운 저 사람과 나는 얼마나 큰 인연으로 맺어진 사이길래 이렇게 매일 보는 사이가 되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면서 미움이 다소 누그러진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한다. 

모든 존재는 축복이라는 것을. 그의 행동이나 모습과는 별개로 존재 자체는 축복이자 선물이다. 그래서 함부로 상대를 평가 내려서는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는 생각에 이른다. 내 마음에는 들지 않았을지언정 다른 누군가에게는 대단히 멋지고 훌륭한 사람일 수 있는 거니까.      

  이러한 습관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에도, 반갑지 않은 누군가를 마주할 때에도 무엇보다 내 마음이 편하고 나를 웃음 짓게 만들었다. 


그래서 새해에 복을 한가득 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하루에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축복하며 많은 복을 쌓고 그 복을 잔뜩 받아가시라 전하고 싶다. 그러한 마음은 써도 써도 줄지 않고, 오히려 내 행복은 두 배 세 배 커져갈 테니. 내가 상대를 향해 비추는 밝은 빛이 내 마음을, 내 세상을 밝혀줄 테니. 


그리하여 계묘년(癸卯年), 모두에게 복이 흘러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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