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평균은 오등급’의 줄임말인 ‘국평오’라는 문장은 여러가지를 함의하는 동시에 많은 것을 표현한다. 특히 소위 명문대라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이 목격된다. 학생 때 등급에 의해 가치가 맺어진 경험이 강해서인지, 등급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나누려는 사람들의 태도에는 ‘의식 없는 악의’가 엿보인다. 자신들은 상위 등급이라서 대중이 볼 수 없는 것들을 알고 있으며, 대중들의 무지한 행동 때문에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는 우월감에 젖은 한탄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나누어 위계적 관점으로 계층을 나누려는 봉건시대 귀족들의 행태와 닮았다.
그렇다면 ‘국평오’의 윤리성 결여를 차치하더라도 5등급의 기준은 무엇인가? 정말로 상식이 부족할 때 쓰이면 몰라도 대부분 자신의 관점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폄하할 때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이 단어의 사용은 상대방은 낮추고 본인은 높이려는 표현이지만,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편협함을 드러내고 민주주의를 의미를 이해 못한 몰이해성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지식의 여부로 등급을 매기고 싶다면 자신 또한 저명한 학자 앞에서는 열등한 존재라는 상대성을 생각하지 못하는 일차원적 사고방식은 본인의 수준을 드러낼 뿐이다.
언어는 나를 드러낸다. 언어가 갖는 기표는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대표적인 상징체계이다. 그렇기에 나이를 먹을수록 욕설과 험담을 피하라는 격언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의식을 표현하는 언어가 타인의 비하를 전제하고 있다면 얼마나 얄팍한 언어 수준이란 말인가. ‘국어’라는 과목의 수강 목적이 점수와 등급이 아니라, 시의 의미를 느끼고 소설 속 인물에게 공감하는 데 있었더라면, 저들의 언어는 타인과 공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국평오’라는 단어가 주는 함의가 더욱 쓰리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