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지’라는 말은 벌어진 사건에 대한 자조와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은 방향성 등 태도와 감정이 혼합된 말이다.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라는 말 또한, 이미 발화된 말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시간의 비가역성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래서 갑작스레 일어난 사건에 의해 삶에 큰 변화가 생길 때, 돌이키고 싶지만 돌이킬 수 없기에 인간은 사건 앞에서 아무리 후회해도 바꿀 수 없는 무력함을 마주하게 된다. 이때, 한계에 부딪힌 인간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현실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부를 선택하게 된다면, 그 순간 그 사람의 시간은 거기에서 멈추게 된다. 사랑하는 이를 상실해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자신의 큰 잘못으로 타인에게 큰 해를 끼쳤을 때, 그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멈춰 있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써 잊거나 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감정은 자연스럽게 풍화되어 수용하게 된다. 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을 이어가야 하기에, 다시 한번 삶을 긍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의지를 다진다. 만약 좌절과 절망의 폭이 너무 깊은 나머지 삶을 긍정할 에너지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면, 그런 사람들에게 남은 선택은 삶을 스스로 마치는 것이다. 따라서 긍정이란 인간의 존재론적 한계 때문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필연인 동시에, 삶을 이어야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니체가 말했듯, 어떤 순간이라도 지금의 절망적인 순간이 수없이 반복되더라도 이를 긍정할 수 있는 의지가 인간에게는 필요하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불행 중에서도 긍정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면을 보자’를 실천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관성에 의해 또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에 따라 살아가는 수동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창조하고 개척해가는 자신만의 것을 생성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