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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백하게 Jan 31. 2023

경제위기

주택가격의 낙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신앙 같은 금리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른다. 반면 물가 상승폭도 여전히 잡힐 줄 모르고 있다. 방금 들은 얘기에는 카드 리볼빙이 급증했다고 한다. 이자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어두운 전망이 연말을 삼킨다.


경기침체에 관한 얘기가 많다. 위기는 내년이라고 한다. 나는 항상 위기였던 것 같은데 더 한 게 온다니 겁이 난다. 나는 소시민으로서 시류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흔드는 대로 흔들릴 것이다. 나는 보통의 시민이며 다수 중 한 명이니까.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외교적, 기타 여러 가지 큰 사건 사고들은 내게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쳐왔다. 둔한 성격 탓에 보통은 실감하지 못했지만 뒤돌아보니 아~ 그래서 그랬구나 싶은 순간들이 많다. 그렇게 세상을 뒤늦게 이해했던 탓은 고스란히 대가가 따랐다


미래를 예견할 순 없다. 그만한 통찰력은 없다. 현재를 대응할 수도 없다. 그만한 순발력이 없다. 나는 뒷북을 치고 지난 과오를 되새김질한다. 누군가는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북한 실패의 케이스에서 여전히 배우지 못한 걸 보면 응용력도 부족한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나는 갖지 못한 걸 갖고 싶어 했다.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능력 밖 일을 도모했고 어울리지 않는 스킬을 흉내 냈다. 내가 갖고 싶었던 건 너도 나도 갖고 싶던 그런 것들이었다. 대부분 그런 것들이었다.


웃긴 일이지. 타인의 바람을 욕심내는 건. 하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긴 힘들었다. 그것에 백분의 일이라도 손에 쥐고 싶었다. 원치 않는 공부를 했다. 내가 못하는 걸 잘하기 위해서. 남들이 갖고 싶은 것을 갖기 위해서. 그렇게 타인의 발자국을 쫓느라 정작 내 걸음을 걷지 못했다.


웃는 얼굴, 따듯한 배려, 위로와 공감. 그 모든 정서적 가치.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믿는 것들. 그리고 그 기조는 여전히 변함없다. 하지만 더 이상 조롱하진 않는다. 열등과 우등의 경계를 나누고 편협한 시선에 스스로를 가뒀던 지난날의 나는 얼마나 오만했나.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앞으로도 여전할 궁금증이지만 오늘은 다를 것이다. 나는 이제야 진심으로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게으름을 떨친다면 위정자들의 경제위기는 내게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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