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환경공무관
언젠가부터 나의 습관이 된 인사하기는 이곳에서도 반복된다. 화장실 입구에서 마주친 환경공무관에게 '안녕하세요!' 라며 인사를 건넸다. 놀란 토끼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그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순간, '내가 말을 붙이는 게 아니었나! 불편하게 해 드렸나…' 머쓱하기도 했다.
오늘은 도서관의 이용자가 아닌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 이야기이다. 환경공무관들은 도서관의 청결을 위해 일정 간격으로 화장실, 복도, 휴지통 등을 청소를 한다. 화장실 청소 시에는 '안내판(청소 중)'을 항상 문 앞에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층의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고 사용을 강행하는 사람들이 더러 드려있다. 물론 공공 근로자가 환경공무관이 여성분이라면 남자분은 기다리거나 다른 층을 이용하지만 동일 성별일 때는 예외가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본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주인공 직업은 공공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이다. 영화 전개를 보면 그 누구도 그가 청소하는 동안 기다려 주지 않는다. 손님처럼 아주 당당하게 들어오면 그는 하던 일손을 멈추고 밖으로 나와 기다린다. 사용자와 ‘사용인을 위한 수고자’ 간에 어떤 수직적인 계층이 잠재하는 것 같아 내심 불편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사용자는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말인사가 안 되면 최소한의 눈인사라도... 하는 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