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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야 Aug 12. 2021

찬바람 우울증

영양제

글을 오랜만에 쓴다. 마흔 되기 한 살 전.. 올해 왜 이렇게 바빴는지 모르겠다. 일적으로도 바빴고 엄마로서도 그렇고....

얼마 전에는 너무 더워서 버티는 것만 잘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런데 입추 지나고 귀신 같이 바람이 슬슬 불어오니까 별 생각이 다 든다. 이 비슷한 나이 때 여자들이 다들 그런가. 우울하고 헛헛하고 씁쓸하고.... 내가 먼저 꺼낸 얘기들도 아니다.. 나도 그렇다..


난 원래 가을을 탄다. 내가 가장 우울해지는 시기는 9월. 오후 6시가 어두워지는 것이 참 슬프고 씁쓸하고 인생이 뭔지 모르겠고 눈물이 뚝...


그런데 내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이런 감정에 취해 음악도 들어보고 막 이런 감정에 빠져서 이 감정이 점점 더 극대화되도록 내버려 뒀는데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


지금은 우울하다, 나도 그래, 인생이 뭐 이렇게 허무해,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뭐 이렇게 변화가 없어, 일 계속할 거야, 부자는 어떻게 돼... ㅠㅠㅠ 등등을 카톡으로 보내면서도 한쪽에선 영양제를 고르고 주문하고 있다. 아마 영양제가 부족해서 일거야. 감마산놀레움? 달맞이꽃 종자유, 마그네슘 비타민D 이중 어느 하나라도 먹으면 이 기분 나아질 거야..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먹고 나면 나아지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마저도 든다.


나의 이런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암튼 올해 들어 달라진 점이다. 그 전엔 마구 이 감정에 취하면 그 끝엔 답이 나오거나 변화를 찾거나 했을 텐데... 그런데 막상 가보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아니까.... 그런 시절을 지나 겨울이 되면 추위를 견디며 내년에는, 봄에는 좋은 일이 있을 거야라고 기다리는 거.. 그것을 반복하며 수십 년을 보냈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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