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그림을 못 그렸거든. 그래서 이론은 다 맞아도 실기는 영 자신 없는 그런 애였어. 근데 너는 4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 어느 순간 연필을 잘 잡더니 더 잘 그리더라. 그 나이때는 집중력도 낮고 앉아서 가만히 있는 게 쉽지 않을 때인데 너는 그냥 혼자 앉아서 30분 넘게 그림을 그리더라.
그 뒤로도 너는 틈만 날때면 그림을 그리고 손으로 무언가를 계속 만들고 그랬어. 엄마, 나 놀거야.. 하면서 또 그림을 그리고 추억이라며 절대 못 버리게 했지.
너는 그림을 확실히 잘 그렸어. 나보다도 아빠보다도 더..미술 학원 선생님이 엄마나 아빠 둘 중에 미술쪽 관련 일 하시는 분 있냐고도 물었었지..전혀 관련 없는 데 말이야. 미술학원도 1시간 반만 수업하는 데 너는 더 하고 싶다고 졸라서 한동안 선생님이 2시간으로 더 늘려주기도 했지.. 너는 재능이 있다고 했어. 전공을 해도 될 만큼.
너는 잘하는 게 참 많아 손으로 하는 것은 거의 다 잘하는 거 같아. 왠종일 손을 쉬질 않으니..신기했어..나한테 쉼이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인데..너는 나와 달리 꼼지락꼼지락 뭔가를 만지고 또 만지고... 만들고 그리고..찢고 오리고 접고를 무한 반복...
그래서 너는 글씨도 잘 쓰나봐. 마치 예쁜 그림을 그리듯이 글씨도 그렇게 쓰니까. 그런 너의 마음 생각 행동이 너무 너무 소중한 거 같아. 진짜 보물 같은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