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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야 May 01. 2022

코로나 진단과 격리

5. 코로나 진단


토요일 아침이었다. 아무래도 코로나 검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목이 아팠고 가래가 있으니..그전에도 몇번이고 비슷한 증세가 있을때마다 해봤지만 한 번도 양성이 나온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가벼운 마음으로 해봤다. 자가진단으로 하는데 혹시나 했는데 키트에 콧물 넣은 것을 넣자마자 바로 티에 선이 선명하게 갔다

. 전에 없던 것이었다. 코로나 양성에 온 식구들이 옷을 챙겨 입고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서 나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이가 없으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식구들은 뭘 사겠다고 수퍼에 들렀다가 온다고 해서 나 혼자 집에 갔다. 집에서 격리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물건들을 챙겼다. 식구들은 종이그릇에 식량을 배급해줬다. 화장실이 하나라 마스크를 끼고 화장실를 왔다갔다 했다. 내 빨래는 별도로 담고 내가 버린 쓰레기도 별도의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화장실를 오고갈 때마다 만졌던 손잡이에 소독제를 뿌려댔다. 정말 수시로 오갔고 수시로 뿌렸다. 물이 떨어지면 물을 달라고 했다. 목이 살짝 아프고 가래가 있는 것은 여전했다. 여기에 증상이 하나 추가돼 코가 시큰거렸다. 코가 시큰거릴 때를 코를 티셔츠 속에 집어넣고 호흡기에 대고 숨을 쉬는 것처럼 하면 좀 나았다. 코가 맹맹하고 시큰거림이 계속됐다. 넷플릭스도 평소에 많이 봐서 그런지 지루했다. 종의 기원 책을 다시 읽었다. 책 핸드폰 책 핸드폰 가끔 명상을 반복했다. 운동도 했다. 헬스자전거 1시간 타기...그렇게 하루가 지루하게 지나갔다.


6. 격리 이틀째


재미가 없네.. 답답하네..지루하네..뭘하지? 이렇게 일주일을 버텨야 한다고? 점점 더 아파올까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코의 시큰함과 콧물...목에서 코로 옮겨갔다. 증상이 계속 변한다. 오한도 근육통도 없었다. 다만 이것은 내가 생리통 진통제를 하루에 세 알씩 먹은 영향일 수도 있었다. 약의 효과가 나름 빨랐다. 조금 안 좋다 싶으면 약을 털어넣었다. 하다하다 넘 재미없어서 아이 영어 책도 읽었다. 좁은 방에서 움직여보고자 물티슈로 청소도 하고 책상에 흐트러진 책들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쇼핑몰을 찬찬히 뒤졌다. 괜찮으면 찜을 해뒀다. 인스타 넷플 영어책 세권 한글책 등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명상 시간이 길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했다. 풀리면 뭘할까를 고민했다. 필라테스를 등록할 것이다. 다음주부터 필리테스에 다녀야 겠다고 생각했다. 골뱅이소면과 후라이드 치킨과 시원한 맥주가 생각 났다. 그런 단순한 생각들을 반복해서 했다. 이참에 피부나 관리할까 생각하며 마사지를 하고 얼굴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낼부터는 재택으로 일을 한다. 덜 지루할까. 시간이 빨리 갈까.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날도 자전거 1시간을 탔다. 이렇게 먹고 싸고 있다가는 금방 뚱뚱해질 거 같았다. 안 그래도 다이어트 중인데.. 1시간 정도는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풀려났을 때 돼지로 풀려나면 기분이 별로일 거 같았다. 가족들은 안 걸리고 나만 걸리고 끝났으면 좋겠다. 일주일은 긴 시간이구나..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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