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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권 Jul 15. 2024

37화. 픽미업의 예견된 진출

다랑거는 스리랑카 항구도시 마타라에 있는 루후나 대학의 우등생이었다. 쓰나미로 스리랑카 전역이 재난에 빠질 때 도준은 자신이 다니던 대학과 루후나 대학을 연계한 쓰나미재해예방 교육프로그램 추진을 주도했다. 도준이 다닌 대학에선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및 조교수를 포함한 전문가 그룹과 순수하게 대학생으로 봉사를 하고 싶다는 일반팀이 꾸려져 한 달간의 교육파견을 이뤄졌는데, 루후나 대학에서 현장 조율과 통역을 책임질 봉사자 바로 다랑거 였다. 도준은 팀장으로 다랑거와 멋진 콤비를 보였고, 그로 인한 둘 사이의 관계는 친구 이상의 끈끈한 정이 흐르고 있었다. 1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우정에 도준이 혹시라도 스리랑카 비즈니스를 한다면, 다랑거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하루 일과가 끝날때면 도준은 픽미업에 대한 구글서치를 기계적으로 하고 있었다. 아직 다랑거로부터 김길상대표의 디디박스와 스리랑카 택시앱인 픽미업간 협업타진가능성 메일 회신이 오지 않은 상태였으나, 왔을 경우를 전제하고 '그 다음은?'을 도준은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표에게 말해두고 시작한 일이지만 본인 스스로 디디박스라는 통신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비전문가 수준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 만일 픽미업으로부터 사업 논의가 제안들어왔을 땐 도준은 엔지니어쪽이 아닌 중간 연결 및 향후 어떤 식으로 사업화 할 건지에 대한 영업과 전략협업 파트에서 주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려면 픽미업 기업에 대한 최근, 과거 뉴스를 포함해 회사에 대한 홈페이지 분석 등 찾고 분석해야 될 내용들이 많았다. 그런 그에게 기사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다.


"PickMeUP launches ‘JumJum’ service in Nepal’s capital"


도준의 예상은 맞았다. 픽미업은 스리랑카라는 조그만 시장이라는 한계에 끊임없는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 봤고, 그 결과 네팔이라는 시장을 두드렸다는 점이다. 네팔 역시 중진국이나 선진국이 아니었다. 스리랑카 IT기술력이 납득가능했고 자국으로선 필요했던 네팔이었기 때문에 둘 간의 협업은 불가피하지 않았을까 도준은 생각했다. 그의 시선은 아래 내용에서 멈췄다.


픽미업의 CEO 자프라는 네팔의 오토바이 분야를 위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완벽하게 이치에 맞았다고 말한다. JumJum 네팔에 등록된 250만대의 오토바이 중 40%가 거주하는 곳이라고 알려진 카트만두 계곡에서 처음 시작할 것이다. 네팔 사용자들에게 보다 현지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JumJum이라고 불리는 이 앱은 픽미업과 네팔 최대 핀테크 서비스 업체인 F1Soft의 기술 협업이다.


"이 전략적 파트너십은 우리의 서비스를 이 지역의 다른 나라로 가져가기 위한 남아시아에서의 오랜 탐색의 정점입니다. 우리는 호평을 받고 있는 네팔의 기술 회사와 협력함으로써 네팔 경제에 가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그것을 해냈습니다"라고 그 CEO는 말했다. 



도준은 서둘러 다랑거에게 해당 기사를 링크해서 보냈다. 거기에 도준 스스로 분석했던 내용대로 픽미업이 옆 나라 네팔과 협업한다는 소식에 두 사람이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는 달달함에 취한 말을 남기면서. 다음날, 다랑거로부터 답장이 왔다.


"도준, 나도 이 기사 봤어. 우리 메일에 대한 회신은 아직이야. 아마도 그들은 이 기사에서 언급한 JumJum과의 협업때문에 정신 없는 거 같은데? 조금 더 기다려 봐야 될 거 같아."


다시 도준은 일상으로 돌어갔지만, 출근할때나 퇴근하고서 그의 뇌는 픽미업과 네팔의 Jum Jum의 협업에 맞춰져 있었다. 과연 그들은 어떤 시장 개척 전략을 만들어갈까. 그 과정에서 디디박스는 어떻게 해야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걸까. 도준의 머리는 은행이라는 커다란 조직 속 빈틈없어야 할 일개의 직원 머리에서 '이것 저것 생각이 미치는 대로 맘껏 상상을 펼치는' 말랑말랑한 사업가의 머리로 전환해 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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