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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권 Jul 15. 2024

38화. 견고한 투자자들

픽미업이 스리랑카내 독보적 IT 기업으로 탈바꿈한  국제금융기구인 IFC의 300만불 투자를 전격 유치하면서부터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투자였다. 선진 금융기관에서 인구 2000만의 소규모 국가, 1차 산업과 3차 관광서비스업만이 존재한 나라의 IT기업 앞 투자를 집행했다는 건, 그들의 맨파워와 시스템이 타 국가의 IT 기업과 크게 차이나지 않으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는 징표다. 이후 픽미업은 무서울 정도의 기세로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공유경제의 대표격인 우버가 각국마다 진출하는 상황임에도 로컬 대표기업픽미업을 넘어서지 못했다. 중국 디디추싱이나 한국의 카카오가 우버를 막낸 특이한 케이스가 아닌 바에야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들이 스리랑카내에 일어났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그들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기존 시장 잠식자였던 전통 툭툭기사들이 연합하며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알력싸움 하나였고, 투자자들의 무언의 압박이 두번째였다. 전통 툭툭기사들로부터 픽미업에 가입한 기사들을 협박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다보니 치안이 불안정했던 나라 사정상 픽미업의 기사 등록율 초기시점 대비 더딘 추세를 보였다. 그 와중에 IFC 등 일부 해외투자자들은 가입자수의 더딘 상황과 우버의 끈질긴 추격을 막아낼 마일스톤과 같은 두드러진 성과를 서서히 요구해오고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나온 네팔 Jum Jum과 협업 소식은 가뭄의 단비같은 사건이었다.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픽미업 CEO 자프나에게 IFC 서한이 도착한 것이다.


"대단한 일을 해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당신들을 믿고 있습니다. 섬세한 확장전략으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겠습니다."




며칠 후.

도준은 다랑거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가슴의 두근거림을 누르며 메일을 클릭했다.


도준!

방금 픽미에서 부정적인 답변을 받.  나중에 그들로부터 생각의 변화가 있는 계속  확인해볼 생각이 한데 김이 좀 샌다.


도준, 그런데 왜 차량 호출플랫폼 회사와 제휴하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출시하는 것을 생각할 수 없는거니? 아니면 광고 대행사와 제휴하는 것 어떨까?

결과는 아쉽게 됐다. 하지만 우린 다른 접근 방식도 열어놓고 봐야 되지 않을까?

너의 고민이 담긴 답변을 기다릴께.


도준의 아쉬움은 생각보다 컸다. 우선 던져놓고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는 자신의 상황이 못내 아쉬웠다.

몸이 메인 회사원이라는 제약때문이었을까. 자신이 직접 미팅을 하고서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부족한 면이 커질수록 한숨이 나왔다.


'내가 김칫국물만 먼저 마셨나보다...'

 

아쉬운 마음을 가다듬고 다랑거 메일을 다시 보았던 도준은

그간 투자자들 앞 보냈던 메일 전부를 다랑거가 도준에게 보내준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충분히 전략적이고 섬세하게 접근한 것이 메일 내용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 다랑거의 충실한 이메일 발송에 비해 그들의 거절의사는 단순하고 간결했다.


랑가에게

메일 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루스톤과 픽미의 감독님들도 같은 일을 겪었고 현재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미안하지만 아직 필요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경우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업에 관심을 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니르말리 로드리고


블루스톤 캐피탈(PVT) 리미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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