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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넘기 Apr 25. 2023

<엄마, 뒷산엔 왜 가?>

- 빗소리 가득한 초록숲

오늘 만난 아이

둘째가 유치원에 가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겼다.

허전함에 우울해하다가 시작한 등산. 

등산이라고 말하기 민망하다. 평이한 산책로에 가깝다.


등산로에 진입하면 새소리가 들린다.

평소에 들을 수 없는 맑고 높은 소리에 마음이 신난다.

온통 연둣빛, 초록빛이 가득한 숲, 길 옆에는 물이 흐른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매일 누릴 수 있다는 게 감사.


꽤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한다.

어떤 사람은 크게 라디오를 틀고, 어떤 사람은 요란은 음악을 틀고 내 곁을 지나간다.


비가 오는 날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라디오 소리도 음악 소리도 없다.

우산을 때리는 빗소리와 새소리. 


거의 매일 등산을 하면서도 비 오는 날에만 등산에 대한 글을 쓰게 된다.

산을 오를 때 한 명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 고요함이 마음을 움직인다.



빗소리는 귓가를 울리는데 비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저수지 앞에 섰다. 빗물이 수면을 만나 하나가 된다. 

셀 수 없는 만남. 결국은 하나가 되는 오래된 만남.


산에 가면 좋은 걸 알면서도, 눈 떴을 때의 마음과 다르게 그냥 동네를 걸을까 망설이다가

결국, 다행이도 산에 간다.




#등산 #엄마 #육아 #하산 #비 #글쓰기 #산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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