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7
-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7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난다고 하였다. 세상에는 참 향기로운 사람들이 많다. 세상에는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 페이스북에서 가끔 만나는 수진 스님이 계신다. 그 분은 참으로 아름답고 맑고 밝고 향기롭게 사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 분에 대하여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직접 만나보지도 못했다. 페이스북을 통하여 그 분의 글과 삶을 몇 번 만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의 밝고 맑고 천진난만한 영혼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참으로 좋다. 그 분이 어느 절에 계신지도 나는 모른다. 언젠가는 직접 찾아뵙고 사찰음식과 꽃차 만드는 법도 배워보고 싶다.
수진 스님은 법륜스님의 법문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시는 것 같아서 더욱 좋다. 무슨 일이든지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지만 걱정은 걱정을 하여도 걱정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걱정은 걱정을 하지 말고 걱정 없이 살아야만 한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 걱정 없이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참선이며 진정한 불교의 가르침이 아닐까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세상에는 참 아름다운 나무들이 많다. 아름다운 나무 같은 아름다운 사람들도 많다. 아름다운 나무들이 아름다운 숲을 만든다. '숲'이라는 글자는 수라는 글자와 풀이라는 글자가 합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수를 나무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니까 숲은 나무와 풀이 함께 사는 곳이다. 숲에 나무만 있으면 좀 외로울 것이다. 또한 숲에 풀들만 있어도 좀 허전할 것이다. 우리들도 그럴 것이다. 남자들만 있어도 그렇고 여자들만 있어도 그렇고 어른들만 있어도 그렇고 아이들만 있어도 좀 그럴 것이다. 우리들은 함께여서 더욱 아름답다. 함께여서 우리들은 죽어서도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이렇게 죽어서도 아름다운 나무들이 많다
며칠 전에 수진 스님께서 공유하신 글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물론 수진 스님께서 직접 쓰신 글은 아니지만 이것 역시 다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이 어떤 알고리즘을 통하여 나에게 이런 글들을 알려주는 지는 잘 알 수 없으나 글 하나에도 어쩌면 모두가 다 인연을 따라서 온다는 생각이 든다.
< 실화...모정의 세월...너무 감동적인 글 - 박옥랑 할머니 >
"불쌍한 딸을 위해서도 오래 살아야지, 내가 세상을 뜨면 혼자서 어떻게 살겠나."
101세의 박옥랑(朴玉郞. 광주시 북구 우산동 주공아파트) 할머니.
자손들의 극진한 봉양을 받아도 모자랄 나이에 몸이 불편한 68세 된 딸을 돌보느라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다. 딸 조의순(趙義淳)씨가 전신마비 상태로 누워 있기 때문이다. 이들 모녀는 현재 광주시내 13평짜리 영구 임대아파트에서 서로 거울삼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朴씨에게 불행이 찾아든 것은 1939년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朴씨가 출근한 사이 가정부가 업고 있던 네살배기 딸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머리와 목을 심하게 다쳤다. 朴씨는 고개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딸을 들쳐 업고 용하다는 병원, 한의원, 침술원 등을 찾아 다녔지만 허사였다. 그 뒤로부터 딸은 방에 누워서 천정을 보며 살아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남편마저 집을 나가버렸다. 朴씨는 딸을 언니집에 맡기고 학교에 계속 나갔다. 별다른 생계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1953년 전남 나주시 영산포 여중에서 30년의 교사생활을 마감했다. "딸의 상태가 악화된데다 생업이라는 핑계로 아픈 딸을 혼자 방에 방치했다는 생각이 퍼뜩 든 거죠."
교직을 그만 둔 뒤 朴씨는 딸에게 글 공부를 시켰다. 종이에 글을 써 보이며 한글은 물론이고 한자까지 가르쳤다. 학교 교과서와 문학서 등도 읽어줬다. 딸은 금방 글을 깨우쳐 갔다. 때로는 시도 읊조렸다. 몸을 움직이지 못할 뿐 머리는 영리했다고 朴씨는 기억한다. 딸의 손발 노릇을 하느라 늙을 틈도, 아플 여유조차 없었던 朴씨도 얼마 전부터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기억력도 크게 떨어졌다.
朴씨는 "딸은 나한테 몸을 기대고, 나는 점차 흩어지고 있는 정신을 딸에게 맡기고 사는 셈이죠"라며 웃으면서도 슬품이 가득하다. 그녀는 자신이 저 세상으로 간 뒤 딸이 어떻게 살지를 생각하면 아득하다고 했다. 어미로서 이렇게 생각해서는 안 되겠지만 내가 세상을 등질 때 딸애도 함께 갔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국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朴씨는 정부에서 매달 나오는 얼마 되지 않는 돈도 아끼고 아껴 한 달에 몇 만원씩 이라도 꼭 저축을 한다. 자신이 죽은 뒤 딸 혼자 살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서다.
趙씨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분이 나의 어머니"라며 "오늘까지 산 하루 하루가 모두 어머니의 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朴씨가 사는 아파트에 간병 봉사를 하러 다니는 유상엽(44.여)씨는"할머니는 딸을 돌봐야 한다는 정신력 때문에 건강하게 사시는 것 같다," 며 "이들 모녀를 볼 때마다, 모정(母情)은 위대하고 지고(至高)하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고 말했다.
이토록 끈질긴 모정의 실타래가 얼키고 설킨 기나긴 100년의 삶의 언덕을 기대는 어머니, 곱디고운 중등 여선생님, 청춘을 불살라 여기까지 온 긴세월.. 반세기를 딸 위해 보낸 세월, 전신마비의 딸을 위해 간호하다 늙지도 못했다는 어머니.. 어머니의 청춘은 그 누가 보상하리요.
네살배기 딸아이 장애가 되어 이제 68세 되었고 어머니의 연세 101세, 아픔의 강물, 한 맺힌 세월의 바다, 눈물로 얼룩진 모녀사랑, 자식 위해 늙지도 못하고, 자식 때문에 차마 저 하늘로 떠나지 못하고, 눈도 감지 못한다는..., 당신의 삶이여, 아픔이여..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 모정의 영혼..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어머니의 사랑.. 길러주신 부모님은 우리들의 은인이십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참으로 위대하십니다 부모님한테 살아계실적 정성을 다하여 효도 하십시요. 세상을 떠난후 후회하면서 반성 해 본들 소용 없습니다.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모정을 돌려 주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 °°♤ 4.5톤 트럭 안의 부부 ♤°° >
화물트럭 몰던 남편이 덜컥 병에 걸렸다. 아내가 대신 운전을 배워 서울~부산을 일주일에 3번씩 함께 왕복한다. 신장병을 앓는 남편은 시속 100㎞ 트럭 속에서 하루 4번 투석을 하곤 곯아 떨어진다. 밤 11시 영동고속도로, 아내가 운전대를 잡고 남편은 신장 투석을 한다. 살기 위해, 부부는 밤낮없이 달린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차창을 타고 흘러내린다. 밤 11시 이은자(55)씨가 운전하는 4.5t 트럭이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여주 부근을 달린다. 트럭이 차선을 바꾸자 운전석 뒤편에 매달린 링거팩이 마구 흔들거린다. 남편인 심원섭(53)씨가 누워서 복막 투석을 하고 있다. 시속 100㎞로 달리는 트럭 속에서 투석은 30분 만에 끝났다.
10년 전부터 신장병을 앓고 있는 심씨는 하루 네 번씩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투석을 한다. 투석을 마치자마자 심씨가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시끄럽지요? 하지만 저 소리가 나한테는 생명의 소리예요. 가끔 코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손을 뒤쪽으로 뻗어 남편의 손을 만져 본다. 곤하게 잠든 남편, 고맙고 또 고맙다.
부부는 일주일에 세 번씩 서울과 부산을 왕복한다. 수도권지역 공단에서 짐을 받아 부산 지역에 내려놓고, 부산에서 짐을 받아 서울로 가져온다. 원래는 남편이 혼자서 하던 일. 하지만 5년 전부터 아내가 함께 다닌다. 렌터카. 택시. 버스, 안 해본 운전이 없는 경력35년 베테랑 운전사인 심씨는 1995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뇌졸중이 나아질 무렵 다시 심장병으로 6차례 수술을 받았고, 신장병까지 겹쳤다. 사업은 망가졌고 고단한 병치레 끝에 자녀들과도 사이가 멀어졌다. 아들 둘, 딸 하나 가운데 막내 아들(28)을 제외하고는 연락도 하지 않는다. 출가한 큰딸과 아들에게는 더 이상 손 벌리기가 미안해 연락도 못해요. 저희끼리 잘 살길 바랄 뿐이죠. 아내 이씨가 한숨을 내쉰다.
운전석 옆에서 남편 수발을 들던 이씨는 2004년에 아예 운전을 배웠다. 몸이 아픈 남편과 운전을 교대로 하기로 했다. 트럭이 안산공단에 들어서자 남편이 운전대를 잡았다. 좁고 복잡한 시내 길은 남편 심씨가, 고속도로 같은 쉬운 길은 아내 이씨가 운전을 한다. 낮에는 지방에서 전날 밤 싣고 온 짐을 안산 반월공단 공장을 돌며 내려놓는다. 해질녘이 되면 쉬지도 않고 지방으로 가져갈 물건을 싣는다.
저녁 7시쯤 경기도 안양에 있는 집에 눈 붙이러 잠시 들렀다. 남편은 집까지 걸어가기가 힘들다며 그냥 차 안에서 쉬겠다고 한다. 아내만 어두운 골목길을 따라 집으로 향한다. 이틀 만에 돌아온 집은 온통 빨랫감과 설거지감으로 발 디딜 틈도 없다. 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는 막내 아들 뒤치다꺼리도 이씨 몫이다.
집안 청소를 마친 이씨는 무너지듯 쓰러졌다. 좀 쉬었어? 밤 10시, 짧은 단잠을 자고 돌아온 아내에게 남편이 한 마디 던진다. 무뚝뚝한 남편 앞에서 이씨는 말없이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밤 12시 어느새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접어들자, 뒤에 누워 있던 남편이 눈을 뜨며 라면이라도 먹고 가자고 했다. 충북 괴산휴게소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트럭을 세워놓고 이씨가 트럭 옆에서 라면을 끓였다.
남편은 다른 사람이 끓인 라면을 먹지 못한다. 신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 특유의 입맛 때문이다. 먼 길을 달려온 부부는 남해고속도로 장유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라면을 끓여 먹으며 다시 하루를 준비한다. 라면으로 허기를 달랜 부부가 다시 트럭을 몬다. 새벽 2시쯤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 한쪽에 차를 주차시킨 뒤 남편이 운전석 뒤편 남은 공간에 전기장판을 깔고 눕는다. 아내는 운전석에 나무합판을 깐 뒤 잠을 청한다. 뒤쪽 공간이 조금 더 따뜻하고 편하긴 하지만 한 사람이 누워도 몸을 뒤척일 수 없을 만큼 좁다.
이렇게라도 함께 잘 수 있어 좋습니다. 꼭 신혼 단칸방 같지 않나요? 남편 심씨가 애써 웃는다. 새벽 4시, 캄캄한 어둠 속에 트럭이 다시 출발했다. 새벽 6시 전에 톨게이트를 통과해야만 통행료 50%를 할인받을수 있다. 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에서 구마고속도로로 바뀐다. 심씨 부부가 이틀 동안 10여 차례 고속도로를 바꿔 타며 돌아다닌 거리는 1,200여㎞. 한 달 수입은 기름값, 통행료 제외하고 350만원 정도다. 일감이 없는 날도 많다.
트럭 할부금으로 매달 180만원, 심씨 약값으로 50만원이 들어간다. 정부에서 6개월마다 기름값 보조금 명목으로 150만원이 나오지만 남은 돈으로 생활하기에는 빠듯하다. 그래도 약값이라도 나오니 다행이지요. 남편 몸이 조금 나아져 같이 다닐수 있는게 행복이라면 행복이고요. 페달을 밟는 이씨의 표정이 밝다. 피곤해도 자동차 타고 여행 다니는 심정으로 일하지 뭐! 일 때문에 고생한다고 생각하면 더 힘들어지는 거 아냐? 남편과 아내가 손을 꼭 쥐었다.
만들기 7-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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