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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달 May 21. 2023

나는 안 할 줄 알았다

근데 멋있는 걸 어떡해

신앙과 타투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교회에 가서 목사님 말씀을 듣고 성경을 공부했다. 나는 성경에 대해 관심이 없었고 교회를 좋아하지 않았다. 단지 교회에 가지 않으면 엄마에게 혼이 나는 게 싫어서 갔을 뿐. 혼나는 게 싫어서 성경을 보고 칭찬받고 싶어서 성경을 공부했다. 성적이 안 나오면 학교와 학원에서는 매를 맞았지만 교회에서는 맞진 않았고 형제, 자매님들의 보이지 않는 회초리와 기를 죽이는 잔소리 덕분에 성경에 대한 내용을 배우게 되었고 말씀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게 되었다. 반강제적으로 배운 성경이지만 마음에 각인시켜 준 말씀이 있었다. 너는 주님의 몸이니 몸을 함부로 하지 마라.


시간이 흘러 교회와 마음이 멀어질 때쯤 유튜브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이석훈 님이었는지 '십센치'의 권정열 님이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마이크를 쥐고 있는 팔이 유난히 독보여서 그 모습을 한동안 바라봤다. 여러 가지 그림을 새긴 타투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마치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왔던 신념들을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멋있는 건 따라 해보고 싶은 게 남자 아닌가. 덩달아 나도 해보고 싶어졌다. 나의 신념과 가치관을 보여줄 의미 있는 타투로 새겨야지. 다짐이 식기 전에 실행에 옮겼고 25살 여름, 레터링 타투를 했다.




'위대한 쇼맨'에서 'This is me'라는 노래가 있다. 나대로 살면 된다고 말해주는 'This is me' 노래가 스물다섯의 인생을 뛰게 해주고 있었다. 이때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들었던 소리가 있었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누구처럼 살아가면 좋을 텐데. 나는 나대로, 내 방식대로 살아가고 싶은데 주위에선 '남들처럼' 살아가라고 종용한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고 하고 싶은 일도 다른데 말이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살기 위해 'This is me' 문장을 오른팔에 새겼다. 멋들어진 필체와 깃털펜 그림이 더해지니 멋스러움도 살아났다. 자신감도 높아지니 타투가 후회스럽지 않았다.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의 무게에 짓눌려 무너질 때마다 내가 새긴 타투를 본다. 타투를 바라보고 있으면 다른 사람처럼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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