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르페디엠 Oct 05. 2020

하얀 정글

이제 돈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고 싶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시장에 내맡겨진 우리 의료제도의 한계 때문에 갈등하는 환자들과 의사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의사로서 이 영화에 우리나라 의료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시장에 맡겨진 의료 현실과 만약 의료가 민영화가 될 경우 우리가 직명 하게 될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하나하나 밝히고 있습니다.


  막대한 비용 지출과 회수를 위한 광고 남발

  병원은 보다 많은 손님을 유치하여 이익을 내기 위해 막대한 광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각종 비용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물건을 팔듯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버스와 지하철에는 자연스럽게 병원 광고가 붙어있으며 내리는 정거장을 알리는 멘트에도 병원 광고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의료법 상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던 의료광고가 2007년 의료광고 규제를 푼 이후 금세 의료광고 시장이 생겨났습니다. 정확한 의료정보 제공 대신 지나친 광고를 남발되고 있습니다.  


  31초 진료와 과도한 의료비 청구

  우리는 치료 중에서 치과진료비는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도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수평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직적인 관계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로도 볼 수 있습니다.

매일 진료 환자수를 알리는 문자

  환자들은 이름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싶어 합니다. SRT와 KTX가 생기면서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손쉽게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도권 유명 병원은 안 그래도 사람이 많은데 교통편의 발달로 더욱 사람이 몰리는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대학병원에서는 의사 한 명이 1시간에 100명을 진료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료현실에서 제대로 된 진료와 의료상담은 상상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31초 진료의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료를 31초 만에 할 수 있지? 신기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진료비가 과다하게 청구되는 일도 자주 발생합니다. 진료비가 과다하게 청구된 경우 환자는 진료비 확인요청을 해서 환급을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치료받으시려고 하세요”하면서 취하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은 의료진에 대한 불신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부족

돈이 없어 쓰러지는 환자들 (출처 : 다음 영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긴급지원과 같은 정보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수년간 방치된 경우도 많다. 병원에 오라는 광고는 즐비하지만 돈이 있는 사람만 오라는 광고입니다. 의료수급을 받을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비보험 항목의 부담금의 문제와 입원비 문제는 생명을 포기하거나 잃게 만듭니다. 빈곤층인 의료급여 대상자가 오면 시립병원이나 국립의료원으로 보내 버리려고 합니다.


   낮은 공공 부담률

  의료비 공공의료비 부담률은 OECD 34개 회원국 평균 72.3% 보다 낮은 54.5%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미국(47.6%), 칠레(49.2%), 멕시코(50.6%) 등 3개국뿐이다(연합뉴스, 2015).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공공의료시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공공재정에 의한 국민건강보험의 의료비 부담도 60% 수준으로 상당 부분은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국가의 공공의료 역할 수행 부족과 상업화 문제 심각

  동내 개업의의 경우 상업화 의료진료를 하지 않으면 운영이 안되며 환자들도 강한 약(항생제, 스테로이드 제 등)을 요구하는 등 상업화와 환자들의 욕구가 맞물려 악순환이 되어가는 구조입니다. 상업화로 인해 환자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진료를 받게 된다. 특히 3차 병원은 시장논리에 따라 더욱 돈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고가의 진료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응급실에서의 C.T, MRI 등 고가의 진료과다와 병실이 일반병실 위주가 아닌 특실과 같은 수익을 많이 남기는 형태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가의 장비를 리스로 들여오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위해 고가 장비에 대한 이용을 장려하고 매일 외래 환자 수를 핸드폰 문자로 보내어 실적을 올리도록 독려하며 스폰서 제약회사의 약 사용을 권장하는 등 와 시장논리에 맡겨진 병원은 사람을 구하는 의료기관의 본래 목적보다는 돈을 버는 시장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는 듯합니다. 성과(수익을 올리는 실적)를 내는 실적을 내도록 독려하는 분위기로 인해 과잉진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봇수술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는 비뇨기과 교수는 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다빈치는 만능 수술로봇? 돈 버는 데에는 만능이겠죠’ 치료비는 8배 효과는 글세 삼성서울병원 이현무 교수는 기존 수술과 결과 차이가 없는데 수술비용은 3~8배나 부풀려진다고 합니다(코미디 닷컴 뉴스, 2007).


  70년대 산업화 이후 77년 국민건강보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업 50% 노동자 50%로 재정이 운영되며 정부는 기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공공병원보다는 사립병원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이 적용되었으며 2000년에는 보험자 통합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공공의료는 소수이며 민간병원에 비해 열악한 상태입니다. 국가 보건의료의 부실함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파업으로 의료수가를 올리게 되며 약값도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과도한 수술 의료 행위와 신의료기술에 대한 맹신 그 상품의 경제효과에 대한 맹목적 바람은 결국 로봇수술 사기극이라는 의사들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민간자본과 손잡고 시작한 의료시장 상황에서 국가는 규제의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아니면 민간자본에 이미 종속되어 버린 것일까? 명심해야 합니다. 첨예한 이 시장에 맡겨두게 되면 더 이상 병원이 아니게 된다. 정글이다. ‘하얀 정글’이다. 대상을 사람으로 보고 있지 않고 상품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병원은 영리 단체가 아닙니다. 만약 병원이 민영화가 된다면 이윤추구의 산업으로 의료는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의료민영화의 핵심 내용은

   첫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완화 또는 폐지

   둘째, 영리법인에 의한 병원 허용

   셋째, 민영의료보험의 활성화

   넷째, 건강보험재정의 축소이다. 쉽게 설명하면 우리나는 의사들만이 병원이나 의원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인 단체로도 병원을 세울 수 있습니다. 단, 비영리법인이어야 한다. 수익을 창출하여도 다른 곳에 투자하지 못하고 내부적으로만 투자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리화된다는 것은 자본을 모아서 병원을 세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커지면 주식회사가 될 것입니다. 주식회사 병원이 된다면 우선 수익성이 떨어지는 진료는 없어집니다. 생명과 직결된 응급실이 축소됩니다. 중환자실도 최소화됩니다. 그 대신 돈이 되는 성형외과 등 수익성이 높은 진료는 고도로 발전합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간호사 수도 줄일 것입니다. 이 모든 것으로 생긴 수익은 영리 병원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돌아갑니다. 즉 자본투자자의 수익을 늘려주게 됩니다. 주식회사 병원들은 작은 중소병원들을 합병하게 됩니다. 그럼 전국의 병원들이 대기업 산하의 계열사 형태가 되고 이 병원들은 자기네 보험회사에 가입한 환자들만 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건강보험을 들고 가는 사람들은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추진하려고 하는 사람의 논리는 '시장의 논리'와 '경제효과'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망가져 있는 현실을 잘 보아 오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19로 공공의료 시스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게 되었습니다. 의료를 영리 영역으로 발전시킨 미국의 시스템에서 코로나 19를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의 탁월성과 의료인의 훌륭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얀 정글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합니다. 그래도 믿을 건 사람뿐! (진정한 의사와 기부자들)

영빈이 아빠와 영빈이

  1년 남짓 병원에서 생명을 유지한 영빈이 아버지는 수억 원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였습니다. 국가의 영유아 혜택과 리퀘스트에 1500만 원, 인터넷 모금 5백만 원, 초등학생들도 성금을 가져왔습니다. 그때 의사 선생님을 생각할 때 아직 이 사회는 따뜻하구나..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은 믿을 건 사람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따뜻한 휴머니즘을 가진 인간에게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복지로서 의료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마치 소방서, 군대, 학교, 우체국이 나라에서 운영되듯 병원도 공익을 위해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건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권리를 국가에서 지켜주어야 합니다.   

  의료민영화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언제든지 또다시 나올 수 있습니다. 의료민영화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깨어있는 대중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감과 연대의 확산 우리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와 네가 다르지 않으며 가난한 사람과 부자도 의료에 있어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나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기를 마실 권리가 있듯 누구에게나 의료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돈이 아닌 환자를 치료하고 싶어 하는 의료인들이 우리 주변에 가득하기에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진출처 : 다음 영화

작가의 이전글 식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