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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유진 May 05. 2021

화사함에서 더욱 빛나는 가족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

거의 8년만에 나온 <크루즈 패미리> 의 신작. <인크레더블> 도 그렇고, 가족을 소재로 한 명작은 후속까지의 텀이 꽤 긴 편이다. 1편은 그냥 저냥 봤던걸로 기억한다. 가족 영화로써 갖춰야 할 요소는 다 갖고 있다.


위험에서 굳건해 지는 가족 사랑, 발랄한 분위기, 적정 수준의 동물 캐릭터, 화려한 배경, 해피 엔딩.


그러나 초반부에 보여주는 원시 생활 이후, 내일의 대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외적인 굴곡보다는 가족 배누의 굴곡에 집중하다보니 오락적인 면에서 재미는 떨어져갔다. 그럼에도 드림웍스 답게 화사한 배경과 시원스런 액션 장면은 가족 영화로 추천하기엔 무난한 작품으로 남았다 개인적으로.


8년만의 신작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 는 어땠을까.



STORY

'내일' 을 찾아 여전히 여정중인 크루즈 패밀리. '이프' 와 '가이' 는 서로를 향한 마음이 더 깊어져가는걸 대놓고 표현하고, 이는 아빠 '그루그' 에겐 위험 요소이다. 그러던 중, 모든 것이 풍족한 화사한 공간을 발견한 가족. 그 곳엔 어릴적 '가이' 의 부모님과 절친이었던 '필' 가족이 있었으며, 그들은 자연을 가꾸어 나름 문명화된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필' 은 원시적인 이들의 모습과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고, 자신의 딸인 '던' 과 잘 이어지게 해보려 계획을 세우고, 이는 마침 '그루그' 의 걱정거리와 잘 부합하여 두 사람은 목적을 이룰 듯 해 보였지만, 그들의 보금자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바나나가 사라지면서 엄청난 위협이 다가온다.



나름 문명인과 원시인의 케미

1편보다는 훨씬 재밌었다. 이번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건 배경의 색감일 것이다. 너무 화사하다. 사진으로봐도 이정도인데 이걸 큰 스크린에서 본다면 미술팀의 노고가 그대로 와닿을것이다.


우선 '그루그' 가족은 바깥 세상에 많이 익숙해진터라 1편보다는 좀 더 진보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아이디어를 짜내어 자연을 정비하고, 문명화 된 보금자리를 보유한 '필' 가족과의 대조가 유머 포인트다.


벽을 타고 올라가는 가족과 달리 엘레베이터를 개발해 이동하는 문명. 각자의 방이 주어지고 다양한 여가 요소들은 물론 풍부한 자원. 1편이 황량한 자연 무대가 많았다면, 이번 작에선 작품 내내 화사한 자연의 색감을 한껏 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과일과 동물들, 그리고 나무와 흐르는 물까지 마치 휴양소에 온 것 같은 색감과 그 안에서 어떻게든 가족을 끌고 나가려는 원시 가족과 계속 머무르려는 가족의 마찰이 재밌다.

이번에도 '그루그' 는 혼자 총대 매고 가족의 단합에 앞장서지만 이번엔 의도는 다르더라도 똑같이 아버지의 이름을 갖고 있는 '필' 이 함께 함으로써 덤앤 더머 같은 '브로 케미'의 즐거움도 있다.


사랑에 빠진 '이프, 가이' 의 관계는 문명화 된 생활에 익숙해져 날 것을 버리고 싶은 가이의 마음과 그와 비슷한 문명을 누리는 '던' 이라는 캐릭터와의 나름 삼각 관계로 자식 제대의 유머를 보여주고. 또 엄마들은 살아온 가치관의 차이로 신경전을 벌이고.


이번 작품은 '할머니, 아들, 막내 딸' 에 비중은 그닥 많진 않다. 중후반부 이후, 가족을 구하는 길에서 보여주는 주특기가 돋보일 뿐 전체적으로 캐릭터 활용은 신캐릭터의 등장으로 많이 밀려난듯 하여 아쉽기도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똘끼 많고 대담한 가족의 모험은 전편보다 더 스펙터클하다. 특히 여성 캐릭터의 활약. 붙잡혀간 남자들을 구하기 위해 '썬더 시스터즈' 라는 이름으로 적극 구조에 나서는 모습은 이번 작에서 가장으로써 갖는 삶의 부담감을 함께 나눠갖는 당당한 여성 히어로의 모습을 잘 담았다.



이번 상대는 가족 그 자체..

1편이 자연을 상대로 벌이는 가족 이야기였다면, 2편 <뉴 에이지> 는 가족이란 테마에 더 집중했다. 아버지 '그루그' 는 어떻게든 가족을 모두 끌어모으려 한다. 그러나 문명화 된 곳에선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어 떨어지게 되고, 다양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 바깥 세상으로의 루트를 완전히 차단한채 서서히 가족 고유의 의미를 잃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 중심엔 딸 '이프' 를 흔드는 '가이' 의 존재가 부담되며, 그를 떨궈내기 위해 상대편 아빠인 '필' 과 비밀 작전을 세우는 등. 이번엔 가족 구성원 내부의 오해와 갈등이 작품의 메인 테마이며, 수동적으로 그려지던 여성 캐릭터들이 마지막 열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족 전체의 평등과 화합으로 마무리 짓는다.


공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전작만큼의 다양하게 스펙터클 하진 않다. 대신 보금자리에서 가족들이 주고 받는 갈등과 유머, 그리고 후반부의 짧은 구출 시퀀스는 짧지만 다양한 짤을 남길만한 임팩트는 확실히 준다. 원시적인 능력과 문명이 만났을 때 보여주는 가족의 화합은 재밌다.



어린이날 개봉으로 많은 아이들이 보면 좋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어떨까. 요즘처럼 꽉 막힌 때에 온 가족이 모여 웃음 지을 수 있는 작품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오랜만에 <크루즈 패밀리 - 뉴 에이지> 를 계기로 다 함께 웃어보면 어떨까.


화사한 배경에서 더욱 빛나는 가족사 (★★★★)


https://youtu.be/DoWhEugRN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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