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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조아 Jun 28. 2024

재독을 해야 하는 이유

위기의 순간이 기회의 순간으로 바뀌는 체험

요즘 온라인 책 모임을 하면서 처음부터 기대하거나 계획하지 않았던 두 권의 책을 재독을 하게 되었다. 바로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과 <오티움>이란 책으로 곱씹어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3년 1,000권의 책 읽기 프로젝트 종료 후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았다는 사실에 위기의 순간이 기회의 순간으로 바뀌는 체험을 하였다.

굳이 책 읽기만이 아니더라도 무슨 일을 하다 보면 반드시 정체기가 찾아온다. 아무리 해도 발전이 없도 아무런 변화를 느낄 수 없으면 의욕도 사라지고, 용광로처럼 뜨거웠던 열정도 식기 마련이다. 한 달 정도 이때가 위기라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해 보 있지만 버티는 수준에 불과했고 사라지는 의욕과 식어 버리는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아직 글태기(글쓰기 권태기)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경험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글이 안 써진다고 하셨다.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한 줄 써 내려가는 것도 하루 종일 걸릴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경험담을 들었다. 아직 글태기가 찾아오지 않은 것이 축복이자 운이 좋은 것일 수 있겠지만 글쓰기 세계에서 성장을 위해서라면 한 번쯤은 겪어야 할 통과 의례일 수도 있다.

위기의 순간, 내가 있고 있던 것이 떠올랐는데, 바로 ‘양질 전환의 법칙‘이다. 양의 글쓰기를 통해 질의 글쓰기가 되기를 원했던 나의 다짐이었다. 최근 작성한 글을 찾아봐도 양질 전환의 법칙을 언급한 글이 없을 정도로 나는 스스로 했던 다짐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매일 거울 속의 나와 하이파이브를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잊었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오히려 글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이제 이 정도 썼으면 좋은 글, 질 높은 글을 쓰고 싶다는 고민을 하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보다 생각이 없는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글쓰기의 양을 늘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양에서 질로의 전환이 일어난다는 믿음이 약해졌던 것이다. 언제 양에서 질로 전환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반드시 일어날 그 일을 무턱대고 기다릴 수많은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변화가 필요해서 책 모임도 하고 더 바쁘게 무엇인가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하지만 머리도 식힐 겸 읽은 <나의 돈키호테>를 읽으며 기대하지도 않았던 위로를 받았다. 소설 속 이야기이지만 <나의 돈키호테>에서 돈 아저씨, 장영수 작가님 5년 동안 시나리오를 썼다는 문장을 보는 순간 이제 고작 2년 글쓰기를 한 나와 비교해 보니 너무나 부끄러웠다. 3년 더 써 본 뒤에 다시 고민해 보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도 감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작가의 경지에 이르렀지만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글을 쓰고 글을 쓰기 위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달리기를 하신다. “과연 나도 그러한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봤을 때 “그렇다”라는 대답이 선 듯 나올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보다 글쓰기에 열정을 다 쏟아붓는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아직 멀었고 더 많이 더 열심히 글쓰기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마음을 고쳐 잡기 위해서 생각하는 대신 일단 무엇이라도 쓰기로 했다. 잠깐 쉬는 시간에도 무엇인가를 쓰려고 했고 단 하나의 문장이라도 작성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책을 읽으려고 했기에 위기의 상황은 기회로 점점 바뀔 수 있었다.

잊지 않기 위해서는 자주 봐야 한다. 자주 보기 위해서는 즉 시각화(Visualization)를 통해 한눈에 보이는 메시지를 전해야만 한다. 잠깐 방심하면 영상 콘텐츠로 눈이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명언 앱을 설치해서 명언이 주는 무언의 위로를 매일 받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스마트폰 배경 화면으로 설정하여 매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을 기억하려고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이 노력은 분명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작은 행동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이런 작은 행동과 소소한 목표 달성이 미래의 내가 이룩할 큰 성과를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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