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던스 향상 일기
지난 화요일, 마라톤 대회 이후 회복을 할 겸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달린 5km의 거리는 참 멀게만 느껴졌다. 보통 5km 정도의 거리는 부담 없이 달리곤 했지만, 대회 이후 5km의 거리도 부담스럽고 멀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대회 기록을 마주하고 진짜 내 실력을 확인해서 가장 낮고 현실적인 자세로 돌아왔기 때문일 것이며, 그러기에 늘 초심을 잃지 않는 비결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처음 참가한 마라톤 대회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들어 주었고, 과거에 대한 미련보다는 미래를 향한 기대와 성장하고 싶다는 갈망으로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였고 어제까지 총 5일 동안 5km의 거리를 매일 달렸다. 매일의 달리기가 아직은 시기상조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매일 5km의 거리를 달리려고 하는 이유는 매일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면서 진정한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열망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10km, 하프 마라톤도 달릴 수 있지만 대회의 완주 시간 기록도 그렇지만 심박수, 케이던스 등 모든 수치가 좋지 않았기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코로만 호흡하는 것과 자세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연습했지만 올바른 자세로 달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부상 방지와 기록 향상을 위해서도 올바른 자세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수치는 바로 '케이던스'이다. 케이던스는 한 발이 1분 내에 지면에 닿는 횟수를 말하는데 분당 스텝 수(spm)로 측정된다. 지금까지 달린 기록을 분석하면서 알게 된 나의 케이던스는 평균 160 spm이다. 운 좋게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의 부상을 입은 적은 없지만 발목과 무릎의 미세한 통증은 늘 느낀다.
보통 우수한 케이던스가 180~200 spm 정도라고 하기에 어떻게 하면 케이던스를 올릴 수 있을지 달리기 선생님과 구독하는 러닝 유튜브를 찾아보며 케이던스에 대해 알아보았고 보폭을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 다리가 길지 않지만 보폭을 넓게 달린 과거의 내 모습을 회상하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보폭이 짧으면 그만큼 속도도 빠르기에 페이스를 자연스럽게 올릴 수 있을 것이다. 5일 동안 케이던스 향상을 위해 의식적으로 보폭을 짧게 하며 달리는 연습을 했고, 그 결과 평균 160 spm 정도였던 케이던스가 평균 172 spm, 최대 187 spm까지 올라왔다. 자연스럽게 페이스도 조금 빨라졌다.
아직 이상적인 수치에 도달하려면 더 많이 연습해야겠지만 5일간의 연습으로 케이던스 수치가 조금이라도 향상되었다는 사실에 아주 만족한다. 동시에 더 많은 노력을 해서 이상적인 수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숙제도 얻었다.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페이스를 끓어 올리는 훈련을 통해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는 연습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달리기는 어제보다 한 뼘 더 성장한 오늘의 나를 만나는 시간임을 느낀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8월부터 매월 100km 이상의 거리를 달리고 있다. 특히 9월에는 222.5km의 거리를 달렸고 처음으로 12km를 완주하면서 15km, 하프 마라톤에 대한 도전을 꿈꿨다. 단순히 꿈꾸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15km 달리기와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여 완주하였고, 지금은 내년 봄 하프 마라톤 2시간 이내 완주를 꿈꾸고 있다.
꿈꾸는 것으로 남지 않도록 부단히 달리면서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내가 나를 설득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달리는 것이 어렵고 힘들지만,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어렵고 힘들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만이 그토록 꿈꿔온 열매를 맛볼 수 있다고 믿는다.
<몹시 쓸모 있는 글쓰기>라는 모임에서 같이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께서 "진정한 러너는 겨울에 태어난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직까지 한 번도 겨울에 달리기를 한 적이 없는 초보 러너의 겨울나기가 생소하고 힘들 수 있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춥다고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달리면서 내 몸에서 열기를 만들겠다는 심정으로 겨울 달리기를 착실히 준비할 것이다.
이번 겨울을 잘 보내고 내년 봄이 왔을 때 한층 더 성장한 러너가 되기를 상상하며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노력을 통해 꿈을 이루고,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러너이자 꿈꾸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상의 중심이 달리기와 글쓰기, 책 읽기가 되는 날이 어서 올 수 있도록 노력만이 꿈에 점점 가깝게 다가가게 만들어 준다는 믿음으로 달리고 또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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