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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Feb 24. 2022

잠이 오지 않는 시간

날마다 다른 날들

오늘도 어제와 똑같은 시간이 지나고 있어.

생크림 같은 새하얀 이불 위에 뒹글거리며 자기 싫다고 조금 더 고요하고 잠잠히 텅 빈 밤을 즐기고 싶다고 나는 나에게 소곤대지. 그러다가 살금살금 걷는 고양이같이 아침이 오고야 말겠지만.


어젠 12시쯤 침대에 누워 1시간쯤 뒤척이다 잔 것 같아.눈을 감는다고 해서 쉽게 잠이 들지 않는건 이제 예삿일이 아니야.


고민하다가, 내일 일을 생각하다가, 옛 연인을 그리워하기도, 자는 시간이 아까워 놀다가 잠자는 시간을 미루기도 하지.


가끔은 피곤한데 잠이 쉽게 들지 않아 나에게 화를 내기도 해. 근데 소용없지. 차라리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내 맘 달래는 편이 나아.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을 피아노 음악이 살며시 긴 호흡이 되어 잠의 세계로 초대해줄 거니깐.


잠은 축복이고 오늘 하루도, 아니 어제 하루도 무사한 것에 감사하지. 세상 모든 것을 가졌다고 해도 잠을 못 자거나, 감사를 모르면 영혼을 망가뜨려. 몸도 망가지고. 그럼 세상 다 갖었다는 건 거짓이 되는 거네.


무엇을 많이 갖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잘 먹고, 잘 자고. 감사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게 어쩌면 더 유익한 일 일지 몰라.


그렇지?


잠들지 못한 내가 가끔 기특한 생각을 할 때도 있다는 건 칭찬해줘야 해.


잘 자고 싶다.그 이상 바라는게 없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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