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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형희 Jun 03. 2024

유월 삼일 월요일

다이어트를 시작한 뒤로 시간이 들쑥날쑥하다. 그래도 그럭저럭 스케쥴 맞춰가는 중이다. 조만간 L클럽 자체 대회가 있는데..ㅋㅋ 어찌될지는 모르겠다. 대회때문에 다이어트를 중단할 수는 없고. 그냥 하는거지 뭐.


어.. 나는 단톡방에 초대되었을 때 육성으로 뭐야, 이거 라고 말이 튀어나왔다ㅎ 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E가 운영진 단톡방이 있다고 한게 생각이 났다. 완전 까먹고 있었네. ㅎ.. 난 정말 눈뜨고 코베이기 좋은 사람이다. 생각을 못했네. 그냥 sns관리나 하면 다겠다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S하고만 연락을 할 줄 알았다ㅎ 이게.. 맞나 싶고 이래도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끝을 낸 인연을 아예 안보는건 볼때마다 예전 일이 생각이 나서 짜증이 나서 그런건데 나도 나를 극복하는게 힘드니까. 안보는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인거다. 개빡치니까. 난 화도 많은 사람이고 뒤끝도 꽤 있어서ㅎ 가끔 종종 보겠지라고 생각한거랑 좀 달라서 이렇게 되는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C한테 전화가 왔다. 


이 정도면 그냥 C가 회장을 하는게 제일 낫다. 근데 C는 무슨 직책은 부담스러워서 싫단다. 싫은거치고 운영에 엄청 열의를 갖고 있다..ㅋㅋㅋㅋㅋㅋㅋ 나는 L클럽의 운영에는 크게 관심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C가 나한테 이렇게 저렇게 하자 어쩌자 하는걸 보니 어쩌면 운영에 생각보다 깊게 관여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일이 이렇게 되어가고 보니까 이게 맞는건가 했던 생각은 접어두었다. 그런 말랑한 생각이나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게 되었다ㅋㅋ 하기사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인데 한 사람하고 트러블이 있었다고 한들 뭐 중요하냐 그게. 내가 한번씩 급 짜증이 날 지언정..ㅎ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도 좋은 사람을 만나고 하면 다 지나갈 일이다. 그렇게 어린애가 나한테 그랬다고 계속 화딱지내고 있는 것도 우습다. 괜히 나까지 어린애처럼 군다. 걔는 그냥 그 시기에. 그냥 이성운이 몰릴때. 염병떤 그냥 평범한 남자애인데. 내가 나도 모르게 뭔가 기대를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른스러운 면이라든가. 하기는 애를 상대로 뭘 기대를 한다는 것도 우습고 내 성에 차게 행동하지 않았다고 해서 계속 화내는 것도 우스운거다. 내가 스무살 때 초딩이었으니까. 그렇게 따지자면 애한테 뭘 바란 것도 우스운 일이지. 애는 애니까. 나한텐 어른스러운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름 열의를 갖고 열심히 하려는 것 같아서ㅎ 그래 뭐 각자의 인생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면 되는거겠지. 


R이 그렇게 어리지만 않았어도ㅎ 아쉬운 맘에 한번씩 생각이 난다. R은 그애보다 한참 어리지만 이상하게 어리다는 생각은 크게 안들긴 했다. 숫자로 따져보자면 어렸으니까. 그런가보다 했지만. 굉장히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선하고 착하고 순수했지. 예의도 바르고. 그렇다고 날 어려워하지도 않았다. 밀당도 없고 자존심부리는 것도 없었다. 내가 뭐라고 말한들 농담으로 넘기는 재치도 꽤 좋았다. 마음에 여유가 많은 애교많은 친구였다. 간혹 내가 뭐라고 할 때면 어디서 기분이 상했는지 지랄해대는 남자들도 꽤 있었던지라ㅎ R과의 농담은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참 센스가 뛰어난 친구였다. 내 농담을 농담으로 캐치하는걸 보면 아마도 유머코드도 비슷했던 것 같다. 티키타카도 너무 잘 됐고. 젠틀하기도 했다ㅎ 하기는 자라난 환경을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하다. 같이 있으면 즐겁고 편했는데ㅎ 하지만 그 나이차이란..ㅎ 지금은 괜찮을 것 같은데 그땐 너무 혼란스러워서 못하겠더라. 내가 상상도 해 본 적이 없던 숫자라ㅎ 뭐. 정말 인연이 있다면 또 만나지겠지. 아니면 그저 흘러가는거겠지만 나는 R을 만난 뒤로 인연을 맺을 때면 늘상 편한 사람을 찾게 되었다. 거기에도 의의가 있는거니까. 만난 이유가 있을거다. 다음 사람을 위한 만남이었을지도 모르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네.   


아무튼 뭐..ㅎ 괜히 나만 짜증내봤자 상대는 알지도 못하는데 나만 또 혼자 에너지낭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나름 감정을 차분히 하려는 생각이다. 에너지낭비긴 하지. 벌써 반년도 지났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지만 용서하기로 하기도 했고. 나 혼자 너무 과거에 얽매인것 같기도 하다. 남들은 다들 앞을 향해서 가는 중인데. 좀 더 발전적인 내가 되자!ㅎ 과거는 흘려보내고 좋은 사람을 맞이하도록 하자. 


그리고 L클럽 사람들하고도 꽤 친분이 생기기도 했고. 지난 주에는 L클럽 사람들 몇이 모였다길래 얼굴이나 보러 들른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대체로 유순해서 좋다. 특히나 가정에서 주부로 지내다가 이렇게 나와서 테니스도 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게 너무 좋다고 하기에 나도 좋았다. 나야 시간이 많은 사람이지만 이것저것 챙겨야할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시간을 갖게 되는게 얼마나 좋을거야.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가정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서 가정을 이룬다는게 어떤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내가 가져보지 않아서 궁금한게 있다. 


그리고.. 이번주도 그렇고..ㅋㅋㅋㅋ 아 생각보다 L클럽에 너무 에너지를 많이 쓰는데ㅎ 클럽 활동을 이 정도로 하다보니 일주일이 모자르다ㅎ 지역 클럽에도 나가고 있어서 나는 요즘 테니스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지역 클럽은 지역 클럽대로 이슈가 이것저것 있다. 요즘 지역 클럽은 공사를 하고 있어서 코트 이슈가 있었다. 코트 이슈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일이 있었는데 적어보자면, 나는 지역 클럽에서 좀 싫은 어르신이 생겼다. 그 어르신 때문에 손목나갈뻔했다ㅎ 진짜 테니스 치기 싫게 만든다. 나는 그래서 그 뒤로 그 어르신과 아무것도 안한다. 그 정도면 그 분은 본인 테니스장을 만들어야지ㅎ 다 같이 쓰는 코트장에 와서 뭔짓인건지 모르겠다. 본인은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하는 거겠지만. 명분도 있고. 그게 사회환원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하는거겠지만 내가 볼 때 테린이들 테니스 그만두게 하는데 선수다. 손목 아작나게 하고. 이런 저런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하는거지만 난 정말 곱게 늙고 싶다ㅎ 


한 사람이 내 스스로의 인생을 완성해나간다는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컨트롤해야하는 것들도 많고. 더 배워야하고. 더 성찰해야 하고. 더 인내해야하고. 삼촌말대로 인생을 살면서 이 정도면 호상이다 생각하고 죽을 수 있으면 그만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좋은 인연이 와서 내 안에 평화가 깃들기를.


그 평화로 더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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