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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이 Oct 29. 2021

한 달, 출산 전 출산휴가에 깨달은 것들


출산휴가에 들어간 지 어느덧 한 달


정확히는 남았던 연차 소진하고 나서니까 출산휴가로서는 딱 삼주가 지났다. 어쨌든 나의 임신은 다음 주면 종결. 다신 없을 행복한 시간이라 생각하며 분주하게 보낸 출산휴가가 끝이 난다.


예정일까지 남은 1주일 지금은 남편과 둘이 사실상 출산 오분 대기조. 최근 3-4일은 밤마다 가진통이 왔다 가서 낮에도 소심하게 걷는  밖에   있는  없다. 나의 임신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이기에 기록하는 출산휴가



1. 오랜만에 자주 먹은 엄마 밥은 참 맛있다.

집에서 친정까지는 차로 20-30분. 결혼하고 자주 가긴 했지만 출산휴가 들어가고 나서는 진짜 들락날락. 친정에 수시로 들락날락하면서 먹은 엄마 밥은 참 맛있었다. 내 배가 부른 것만 빼면 잠시 결혼 전 엄마 아빠랑 같이 살던 복작한 때로 돌아간 느낌에 마음이 따스워졌다. 아침저녁으로 차려주셨던 엄마 밥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던 순간들.



2. 내 안위를 걱정하며 응원해주는 친구들

코로나와 컨디션 관리로 못 봤던 친한 친구들을 다 만났다. (다라고 해도 몇 명 없지만-) 10대의 내가 그랬듯 30대가 되어서도 여전한 징징댐으로 무장한 걱정인형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준 나의 친구들. 인생의 크고 작은 이벤트마다 옆에서 함께해줘서 늘 고맙고 소중하다. 요즘엔 하루하루 내 안부를 궁금해함.(오늘은 병원에 갔니? 어때?)



3.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

아무래도 출근을 안 하니 편하게 양가 가족들을 만나서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도 많이 보냈다. 양가 어머님께서 맛있는 음식을 가득해 주셔서 배불리 먹었고. 언니랑 동생이랑 엄마랑 모처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엄마네 자주가다 보니 이모를 싫어하던 언니랑 똑 닮은 나의 조카 지우랑 많이 친해진 것 같아 뿌듯. 가족만큼 소중한 건 없다.


4. 남편과 단둘이 보내는 (당분간은) 마지막 데이트

미용실도 같이 가고, 원래도 잘 돌아다니는 우리지만 곧 당분간은 육아에 시간을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말마다 예쁜 곳에 함께가 좋은 계절 가을을 맘껏 즐겼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사진도 많이 남기고- 둘이 노는데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셋이 놀면 더 신나겠지?(그럴 거라 믿는다)


5. 막달은 막달이다.

살이 엄청 많이 찐 편이 아닌데도 막달은 막달. 배가 너무 불러서 기동성이 정말 떨어졌다. 운전도 30분 이상 멀리는 못하겠고 여기저기 더 휘젓고 다닐 생각이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무거운 몸에 숨도 차고 슬슬 움직여야 하는 느림보 인간이 된 것. 느림보 인간으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어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시간. 나름 머리라도 쓰자 해서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었지만 다이내믹한 여행을 못 떠난 건 너무 아쉽다.


6. 빈자리는 채워진다. 채워졌다.

일보다 중요한 건 내 인생이라던 아무튼 출근의 출연자 이동수 대리님의 말을 곱씹으며 들려온 회사소식에 공허해진 마음을 위로받은 요 며칠, 빈자리는 금방 채워지고 잘 돌아간다. 그러니 최대한 내 시간에 집중하자. 15개월 중 고작 한 달이 지났지만 당분간은 내 삶에 아이에게 가족에게 집중하기. 사람은 적응의 동물임을 잊지 말고 너무 불안해하지 말기. 결국 본인 인생을 잘 챙기는 사람이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빛나는 법.




출산휴가  들어갔을  푸르렀던 동네가 어느덧 알록달록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었다.


휴가 첫날엔 태동과 화장실 때문에  설치는 새벽이 조마조마하지 않아서 (낮잠을   있으니) 너무 행복했는데 생각보다 그보다 행복할 일들이  많았다. 출산휴가 직전 2.3kg였던 아기를 3kg까지 키워 이제 당장 세상에 나와도  만큼 키워낸 . 출산휴가의 1 목적도 달성했다.

(제2 목적은 잘 낳고 잘 회복하는 것-)


사용하는 출산 디데이 어플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있다.


"맘껏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었어요"


다음 주에 만나자 아가야.

엄마 아빠가 맘껏 사랑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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