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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un 11. 2023

4. 이사를 자주 하니 그것도 경력, 쉽다.

30평대 전세금으로 40평대로, 가성비 좋은 거주지 이전

계약하는 날, 임대인 부부를 만났다. 선량한 인상의 젊은 부부였다. 임대인은 임차인을, 임차인은 임대인을 잘 만나야한다. 꼰대 임대인을 만나도 안되고 집관리 소홀한 임차인을 만나도 정말 곤란하다. 나 역시 임차인에게는 내 집을 맡기고 왔고 누군가의 집에서는 임차인으로 살아야한다. 두 입장을 모두 갖고 있다. 인사하고 몇마디 나누고 계약서를 작성하고 난후 '슬기로운 1층 생활'을 위한 꿀팁을 요청했다.

1층이라 밖에서 안이 보이는 것에 대한 사생활침해 부분부터. 특수필름을 붙였다고 했다. 그건 부동산 실장에게 들었었던 부분이다. 밖에서 쳐다보면 안이 보이지 않고 쳐다보는 사람의 모습이 거울처럼 보이긴했다. 특수 방충망을 해서 밖에서 안이 잘 안보이고 창살이 촘촘하여 벌레도 잘 들어오지 못하는것.

그리고 마지막 1층의 소음에 대한 집주인의 꿀팁이다. 놀이터 아이들 노는 소리는 '화이트 노이즈'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는. 그래. 출산율도 저조, 귀한 아이들인데 휴일에 뛰어놀 그 소리는 예쁘고 건강한 소리로 들어주리.  집주인이 계약하러 오면서  다른 부동산에서 집보러온다는 전화를 몇통 받았다고 했다.

처음 집을 본날, 가계약금을 주지 않았다면, 가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 집은 또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갔을수도 있다 싶었다. 심사숙고하는 것도 좋지만 어떨 때는 신속한 판단과 결정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

기분좋게 계약서를 작성하고 부부와 함께 앞으로 입주 1층으로 함께 가서 이것저것 설명을 들었다. 아이 셋을 키우기 위해 일반분양 받아 1층 생활을 했다. 거실에서 축구까지 했다고.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1층 생활에서 불편하다고 지적되는 요인을 없애기 위해 투자한 것들, 많았다. 지속적으로 거주하려했으나 아이들 교육을 위해 좀더 좋은 여건이 있는 곳으로 이전한것.

계약을 3월 중순께 했다. 그리고 내 소유의 집이 나가지 않을까 매우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임차인을 만나게돼 큰 걱정없이 서로간 이전날짜를 조율, 순조롭게 진행했다.

계약할 당시는 3월이라 이른 봄이기는 하나 아직 겨울의 색깔이 가득한 메마른 풍광이었다. 아파트 주변은.

나는 5월 중순, 1층 생활을 하기 위해 , 삶의 만족도를 더 높여보자고 이사한지 1년3개월만에 다시 짐을 싸들고 이곳 1층으로 이사했다.

이사도 짧은 시간에 두번하다보니 나름 경력이 있어서 쉬웠다. 이사업체는 먼저 불렀던 업체를 선정했으니 굳이 출장나와서 견적을 다시 뽑을 일도 없었다. 이사당일 가스검침, 관리비 정산, 잔금을 주고 받고 등등. 엄두도 못낼 '이사'가 연거푸 하다보니 어렵지 않았다. 요즘 생각하는 하나. 왜 15년을 한집에서 오랫동안 살았었을까. 자주 이사다닐걸~

몇가지 챙기고 신경쓸 것들은 있었다.이사 올 1층 집에는 빌트인 냉장고가 있다보니 내가 구매한지 1년밖에 안되는 양문형 최대용량의 냉장고를 당근마켓에 내놓아 처분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흥정, 당일 가져갈수 있게 화물차에 챙겨주는것도 일이었다. 꽤 깨끗한 5단 책장은 아예 처음부터 당근마켓에서 무료 '나눔'으로 했더니 글 올리자마자 같은 아파트 주민이 가져가겠다고 하여 기분좋게 주고 나왔다. 화이트거실로 오는 만큼 원목의 거실장은 가져오고 싶지 않아 그것도 당근마켓에 내놓았으나 소식이 감감했다. 부피가 나가는 거실장 같은 가구는 화물차를 갖고와서 운반해야하니 중고를 선호하지 않는 듯하다. 그럴바엔 네이버, 쿠팡, 오늘의집에 무한하게 서치되는 것중 가격 착한것, 새것을 고르는 것이 나은것을. 그래서 이사일이 다가오기 전, 중고가구업체에서 가져가는것으로 맞춰놓았다.

작은곳에서 큰곳으로 가는일은 어렵지 않다. 이삿짐 직원님들도 일하기가 쉽다. 좁은 세탁실 공간에 청소기, 건조기를 직렬로 쌓는 것의 난이도도 약하다. 그리고 1층이라 엘레베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짐을 들여왔다. 시간, 에너지, 얼마나 절약할수 있는것인지.   25평에서 30평대로 이전하려고 했으나 1층을 선택하는 바람에 덕분에 10평정도 공간을 더 얻었다. 34평 전세가격으로 1층 44평 공간으로 이전하게된 것이다. 거기다 방이 하나더 생겼다. 34평 살때는 시모를 거실에서 주무시게 했다. 25평 살때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제 여기는 누가 와도 하루 묵는게 어렵지 않다. 방 하나는 거실 겸 게스트룸으로 꾸밀수 있게 되었다 . 가성비 최고의 선택. 이제 슬기로운 1층 생활의 시작이다. 지금 휴일 끝에 열심히 글을 쓰는 곳도 주방 식탁이 아닌, 그 여유방, 서재로 꾸민 공간이다. 사실 서재로밖에 꾸밀수 없었다. 이미 집주인이 벽 한면을 서가로 빌트인해놓아서~ 근데 식탁위에서 글쓸때와 책이 가득한 이 공간에서 글쓰는게 같지가 않다.이 '다름'은 뭐지.? 공간이 주는 힘인가. 더 잘써진다.

-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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