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스마트폰 중독 시대다. 버스나 지하철,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사람들은 손안의 작은 화면에 집중한다. 그 화면을 통해 뉴스, 웹툰, 게임, Sns, 독서, 음악 감상 등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 전인 13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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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무분별한 스마트기기 사용, 특히 휴대전화 사용이 얼마나 위험한 지, 우리 뇌와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사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우리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뉴스 기사를 통해서나 혹은 가끔씩 자신의 중독 증상을 알아챘을 때 등 대부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안 좋은 건데? 안 좋은 이유가 뭔데?'라고 누가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가 힘들 것이다. 이 책은 이에 대한 과학적인 답변을 일반인 눈높이에서 쉽게 제공한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우리 뇌는 아직도 수렵 채집인이다.
2장. 우울증은 뇌의 보호 전략
3장. 몸이 되어버린 신종 모르핀, 휴대전화
4장. 집중력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5장. 우리의 시간을 훔쳐가는 강력한 용의자
6장. SNS를 끊고 기분이 나아진 사람들
7장. 청소년 우울증과 휴대전화
8장. 변화를 원한다면, 몸부터 움직여라.
9장. 뇌는 지금도 바뀌고 있다.
1~2장에서는 선사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진화되어온 우리 뇌의 특성에 대해서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의 뇌는 최근 200년 동안의 과학기술의 발전에 맞추어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뇌는 아직도 수렵 채집인이다.
3~5장에서는 이러한 우리 뇌의 특성과 휴대전화를 연결 지어, 무분별한 휴대전화 사용은 집중력 부족, 수면 부족, 우울증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6~8장에서는 운동, SNS 끊기, 휴대전화 제한하기 등 무분별한 전자기기 사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제시한다.
9장에서는 현명한 디지털 기기 사용을 당부하며 마무리한다.
편의상 1~2장, 3~5장, 6~8장, 9장(마무리) 네 부분으로 나누어 리뷰를 하려고 한다.
1. 우리 뇌는 아직도 수렵 채집인의 뇌다.
우리 뇌는 1만 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인류는 자신의 역사 중 99.9%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수렵 채집인이었다. 그동안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의 뇌는 수렵 채집인의 생활 방식에 맞게 진화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우리의 뇌는 오늘날의 과학기술이 발달한 시대에는 아직 적응을 하지 못했다. 환경이 변했음에도 여전히 수렵 채집인의 뇌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수렵 채집인의 뇌는 선사시대 때에는 생존에 유리했으나, 오늘날에는 잘 살아가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역행자의 자청님은 이를 유전자 오작동이라 부른다. 몇 가지 유전자 오작동의 예를 살펴보겠다.
1) 굶주림 VS 비만
-과거: 단과일을 먹으면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도파민은 어떤 일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물질임) -> 하나로는 만족할 수 없어서 최대한 많은 과일을 먹음 -> 소모하지 않은 칼로리는 뱃살의 형태로 남아서 먹을 것을 못 찾았을 때 굶주림으로부터 보호해 줌
----------> 이러한 유전적 특질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남음.
-현재: 초콜릿, 아이스크림, 과자, 패스트푸드 등 주변에 널리고 널린 먹거리들 -> 과식 -> 비만과 2형 당뇨
2) 위협으로부터 생존 VS 만성 스트레스
-과거: 나를 공격하는 사람, 짐승 -> 편도체 반응(위험 경고음) -> 스트레스 활성화(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분비), 부정적 감정 -> 투쟁, 도피 반응(싸우거나 도망가거나) ->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근육에 더 많은 피를 보내 신체가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함, 대신 전두엽 기능 떨어짐(생각하는 기능 저하) -> 투쟁, 도피 반응으로 위기 모면 -> 생존!
----------> 항상 불안을 느끼는 수렵채집인은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그만큼 생존에 유리!
-현재: 내가 가진 주식이 폭락함 -> 편도체 반응 -> 투쟁, 도피 반응(스트레스, 부정적 감정 활성화) -> 전두엽 기능 떨어짐 -> 투매 -> 내가 팔자 다시 반등하는 주식 -> 투쟁, 도피 반응으로 망함
사랑하던 여자 친구와 헤어짐 -> 편도체 반응 -> 투쟁, 도피 반응 -> 만성 스트레스 - > 식욕, 성욕, 수면욕, 장기기억 능력 저하 -> 폐인
----------> 만성적 불안을 느끼는 현대인은 주의력 결핍증, 피로함, 불쾌, 위장 장애, 식은땀 등 부정적 영향을 받음.
3) 우울증
-과거: 감염, 전쟁 등 위험한 주변 환경 -> 장기적인 스트레스 -> 우울증 -> 주변 환경이 위험하다는 신호로 해석 -> 도피 반응 -> 감염증과의 다툼, 면역체계 활성화
----------> 생존에 유리
4) 새로운 것을 앎으로써 생존 VS 시간 낭비, 집중력 저하
-과거: 새로운 것을 경험함 -> 도파민(동기부여 호르몬) 생성 -> 끊임없이 새로운 환경과 정보를 갈구함 -> 정보를 많이 얻게 됨으로써 생존에 유리
-현재: 스마트폰에서 뉴스를 봄 -> 옆에 새로운 배너가 떠 있음 -> 도파민 생성 -> 클릭 -> 또 옆에 새로운 것들이 떠있음 -> 도파민 생성 -> 클릭 .... 무한 반복 -> 시간 낭비, 집중력 저하
5) 예측불허를 통한 생존 VS 중독
-과거: 과일을 얻고 싶음 -> 나무 위에 올라갔더니 없음 -> 도파민 분비(계속 찾도록 유도) -> 여러 나무를 수색한 뒤 결국 과일을 찾음 -> 도파민 분비
----------> 예측불허를 좋아하는 뇌 보상 시스템 덕분에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자원을 찾아냄. 예측불허일 때 도파민 수치가 가장 높음.
-현재: 휴대폰 알림음을 들음 -> 문자 메시지가 올 확률이 적음에도 혹시나 싶어 휴대폰을 확인함 -> 광고였음 -> 다시 알림음이 옴 -> 스팸 메일이었음 -> 계속된 휴대폰 확인 -> 시간 낭비, 중독
6) 에너지 절약을 통한 생존 VS 게으름
-과거: 식량이 부족했기에 뇌를 전체 에너지의 20%만 사용해서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함 -> 생존에 유리
-현재: 에너지 절약을 위해 최대한 뇌를 덜 쓰고자 함 -> 뇌를 많이 활용해야 하는 독서나 글쓰기를 꺼림(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능력들은 거의 대부분 집중력과 뇌의 전반적인 활용을 필요로 함) -> 현대사회에서 도태
2. 우리의 시간과 집중력을 훔쳐 가는 휴대폰
멀티태스킹과 주의력 분산
영화를 보다가 휴대폰을 집어서 블로그에 댓글이 달렸는지 확인하다가, 이번엔 SNS 좋아요가 몇 개인지 살펴본다. 이렇게 우리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멀티태스킹을 하려고 한다. 이곳저곳으로 주의를 분산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우리 선조들의 경우 주변의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자극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항상 주변을 경계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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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멀티태스킹이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였지만, 오늘날에는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멀티태스킹이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두 가지의 일 사이를 빠르게 왔다 갔다만 할 뿐이다. 10초 만에 대상을 바꿀 수 있지만 문제는 뇌의 주의력이 여전히 조금 전까지 하고 있던 일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를 주의 잔류물이라고 한다. 또한 초점을 바꾼 이후에 뇌가 다시 임무에 100% 집중할 때까지는 수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심지어 멀티태스킹을 하면 우리가 하는 일을 머릿속에 간직하는 작업 기억 능력도 약화된다고 한다.
주의력이 분산되고, 작업을 전환하는 데 시간도 걸리고 심지어는 작업 기억능력도 약화되게 만드는 멀티태스킹은 특히나 휴대 전화를 쓸 때 많이 활성화된다. 그럼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바꿔서 주머니에 넣어두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한 실험에 따르면 그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의가 분산된다고 한다. 하루 수천 번의 도파민이라는 자잘한 보상들을 제공하는 휴대폰에게 뇌의 상당 부분 주의력이 쏠려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의 뇌가 휴대전화의 유혹에 맞서 써우는 동안 다른 임무를 수행할 능력은 감소한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친구들과 대화할 때, 영화를 볼 때, 공부를 할 때 등 주변에 휴대전화가 있다면 그만큼 주의력이 분산된다.
또한 휴대 전화는 장기 기억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장기기억의 형성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가 뭔가에 집중하면서 뇌에 '이게 중요해'라고 에너지를 쏟을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둘째, 작업 기억에 정보를 담아두는 것이다. 첫째의 경우 휴대폰으로 인해 주의력이 분산이 되어, 일정 부분 이상의 주의력을 기울이지 못한다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둘째의 경우, 작업 기억 용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휴대폰을 들고 있으면 과부하가 걸린다. 때문에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는 단 하나의 기억도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 시키지 못하면서, 휴대폰의 기사와 SNS를 이리저리 넘기면서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점점 줄어드는 수면 시간
휴대전화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우리의 수면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의 뇌는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한다. 또한 휴대전화의 블루 라이트는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여 수면을 방해한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침실에 휴대전화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수면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잠을 잘 때에는 아예 침실 바깥에 휴대폰을 두는 게 좋다. 충분한 수면은 단기 기억에 장기 기억으로의 전환, 노폐물 청소, 정서적 안정, 피부 개선, 근육 형성 등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 주기에, 휴대전화와의 거리 두기는 꼭 필요하다.
3. 휴대폰의 지배에서 탈출하기
휴대폰에서, 특히 SNS에서 벗어나기란 여간 쉽지 않다. SNS 플랫폼의 목적은 우리가 디지털 인정을 공유해서 정서적 안정을 받게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목적은 최대한 우리들의 관심과 시간을 잡아서, 그것을 광고 등의 형태로 기업들에게 상품으로 파는 것이다. 인스타, 페이스북, 엑스(옛 트위터) 등은 끊임없이 이용자의 관심과 주의를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 과학적 장치를 고안하는 등 사활을 건다.
트위터도 나름의 방법을 고안했다. 휴대전화 앱을 누르면 하얀색의 트위터 새가 푸른 배경에서 두어 번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다가 화면을 꽉 채울 정도로 커진다. 그러고는 갑자기 모든 트윗을 보여준다. 이는 로그인에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인터넷 연결 상태가 나쁜 탓이 아니다. 트위터는 기다리게 만들어서 긴장 상태를 유발한다. 지연되는 시간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최대한으로 발동시키는 시간이 얼마인지를 정교하게 측정하여 결정한 것이다.
위험에 빠진 청소년
이마 뒤에 자리 잡은 전두엽이 가장 늦게 발달한다. 전두엽은 충동을 억누르고 보상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25~30세가 되어서야 완전히 발달한다.
도파민이 가장 활성화되는 시기는 10대로, 이때는 보상을 받으면 도파민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실망하면 급격하게 감소한다. 청소년들은 충동 억제 시스템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데다가 급격하게 도파민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두 특성이 결합하여 청소년들은 빈번하게 큰 위험을 짊어지곤 한다.
전두엽이 덜 발달된, 그리고 도파민이 활성화되어 있는 청소년에게 휴대폰을 쥐여주면 어떻게 될까? 연구 결과, 잠을 잘 못 잤고, 학습 능력과 보상을 지연 시키는 능력이 떨어졌다. 특히나 여학생들은 SNS에 많이 빠진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다른 사람과의 비교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잠을 못 자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휴대폰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다른 행동을 할 시간을 빼앗기게 되며 결국에는 기분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낮추고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은?
첫째,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게 되면 일명 '사냥 모드'가 되어 집중력이 높아진다. 우리 조상들이 사냥을 하거나 포식자에게서 달아나는 신체활동을 할 때 가장 많은 집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나 불안 수준도 낮아진다. 운동으로 잘 다져진 신체를 가진 사람들은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을 크게 활성화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사시대 때, 체력이 좋은 사람은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을 크게 활성화시키지 않아도, 도망칠 여유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일주일에 두 시간 정도만 운동을 하면 딱 효과가 좋다고 한다.
둘째, 휴대전화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정해서, 하루에 2시간 정도만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시간을 아예 정해서 휴대폰을 사용한다면, 일의 집중력이 올라가고 휴대폰 의존도가 줄어드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말 같은 때, 아예 휴대폰을 꺼두는 것(디지털 디톡스)도 휴대폰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다.
셋째, 명상을 하는 것이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명상은 뇌의 재난경보기인 편도체를 안정화 시키고, 고차원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전전두엽피질을 활성화시킨다. 꾸준한 명상을 통해 편안전활(편도체 안정화, 전두엽 활성화)을 한 상태에서 우리 뇌의 유전자 오작동과 스마트폰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면 충분히 스마트폰의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기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스마트기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무언가를 파괴할 수도 있고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뇌의 작동 방식을 잘 이해하고, 몇 가지 수칙들을 실천한다면 스마트폰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