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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3년은 노력해야 한다.

by 교실남

"내가 보니깐, 전문가 소리를 들으려면 최소한 3년은 노력해야 하더라고."


5년 전, 교원 뮤지컬 연구회에서 동갑내기였던 A 선생님이 한 말이다. 당시 A 선생님은 헬스와 만화 그리기 분야에서 수준급에 올라있었다. 헬스는 4년 전부터 시작을 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헬스장에서 적어도 1시간 30분 이상은 꾸준히 운동을 했다고 한다. 1~2년 정도 꾸준히 운동을 하자, 왜소했던 몸은 딱 봐도 운동을 엄청 열심히 한 듯한 다부진 몸으로 변했고, 3년을 채우고부터는 만나는 사람마다 어떻게 하면 그런 몸이 될 수 있냐고 질문을 받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고 한다.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A 선생님은 4년 전부터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미술을 시작했다고 했다. 매일 2~3시간씩, 주말에는 4~5시간씩 아낌없이 미술에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미술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나고부터는 A 선생님이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이 주변에 많이 알려져,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서 여러 외주 작업 의뢰가 들어온다고 했다. 교과서에 들어갈 삽화 작업에도 참여를 한다고 했다.


"오랜 기간 꾸준히 하니깐 결국엔 성과가 나오더라고. 성과가 나왔을 때의 기분이 너무 짜릿해서, 계속 꾸준히 하는 거고."


무언가를 꾸준히 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A 선생님은 이번엔 뮤지컬에 도전을 해본다고 했다. 뮤지컬은 노래, 춤, 연기 등이 필요한 종합예술이기에 최소 5년은 집중해 본다고 했다. 내가 뮤지컬 연구회에서 나오는 바람에 A 선생님과 연락이 끊겨 지금은 A 선생님의 소식을 알 수는 없지만, A의 꾸준함을 봤을 때 아마 뮤지컬 또한 수준급에 올랐으리라.



반면 항상 무언가 진득하게 꾸준히 하는 법이 없는 나는 모든 게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A 선생님에게 자극을 받은 나는 뮤지컬을 꾸준히 해보고자 했으나, 그것 또한 1년 만에 그만두고 말았고 이후 야심 차게 도전했던 글쓰기, 노래, 운동, 악기연주 등도 대부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덕분에 만년 유망주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최근 A 선생님의 말을 떠올리며, 만년 유망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3가지 분야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 분야들은 다음과 같다.



글쓰기


지난 5월 1일부터 지금까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최소 1시간 30분 이상 글을 쓰고 있다. 별다른 의도 없이 매일 1일 1편 그 자체만을 지키려고 했던 3년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명확한 의도와 목표를 가지고 의식적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의식적인 노력 없이 시간만 채우는 자기 계발은 나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웬만한 글들은 최소한 1시간에서 1시간 10분 안에는 글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글을 쓴다. 빠른 시간 내에 글을 쓰려면 몇 가지 사전 작업이 필요한데, 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글감 같은 경우 차를 운전할 때나 샤워할 때, 길을 걸을 때 많이 떠올리고, 떠오른 순간 바로 휴대폰에 글감과 개요를 대략적으로 기록해 둔다. 마찬가지로 운전할 때나 길을 걸을 때 떠올린 글감 중에 1개를 잡아서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을 쓸 건지 전체적인 개요를 생각해 둔다.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쓸 때에는 이미 무슨 내용을 쓸지 얼개가 잡혀있기에 빠른 시간 안에 1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다.


또한 input이 있어야 output이 있기에, 자투리 시간에는 독서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킬링 타임용으로 봤던 웹툰과 웹소설도 최근에 끊고, 양질의 책을 읽는 것으로 전환해서 시간을 쓰고 있다.



배드민턴


이번 달부터 집 앞에 있는 배드민턴 클럽에 등록했다. 원래 내가 즐겨하던 운동은 농구였으나, 농구는 30대 중반이 하기에는 너무나 다치기 쉬운 운동이었다. 그렇다고 헬스만 하기에는 너무 지루했다. 50대까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은 뭘까 찾아보니 배드민턴이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 운동 동호회수 1위 운동답게, 배드민턴은 어딜 가나 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현재 내 실력은 초심(=왕초보)이다. 2년 전, 중국에 가기 전에 4개월 정도 레슨을 받았으나 그것도 감을 잃어버린 상태다. 앞으로 남은 2주 동안은 체력을 기르고 감을 찾는데 집중을 하고, 다음 달부터는 레슨을 받으려고 한다. 운동이든 뭐든 기초를 잡을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레슨 없이 어중간하게 이상한 자세가 굳어지면, 나중에는 고치기가 더 힘들어진다.


배드민턴 또한 최소한 3년은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 목표는 A 급수까지 올리는 거다. 배드민턴 급수는 A, B, C, D, 초심 이렇게 나뉘는데 각 급수 대회에서 우승 혹은 준우승을 하면 등급이 레벨업 하는 시스템이다. 올해 말 즈음에는 대회에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노래


지난 3월부터 하루에 2시간 이상씩은 꾸준하게 연습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보컬 트레이너님께 실시간 피드백을 받고 있다. 3개월 동안 노래에 매진을 하니 확실히 실력이 많이 늘었다. 이제 3옥 도 정도 음역대의 노래는 무난하게 부를 수 있을 정도다.


헬스를 하다가 1달만 안 해도 몸의 근육이 많이 빠지는 것처럼 노래 또한 1달만 안 불러도 실력이 확 준다. 그래서 예전엔 축가나 공연, 대회에 나갈 때만 노래 연습을 했다면 이제는 매일 꾸준하게 연습을 하려고 한다.


3년 동안 꾸준하게 연습을 하면 내 노래 실력이 얼마나 늘 수 있을지 궁금하다.




A 선생님이 말한 대로, 글쓰기, 배드민턴, 노래 분야에서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에 노력을 묻어 보려고 한다. 3년 뒤에 변화한 내 모습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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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안녕하세요. 교실남입니다. 현재 책 집필 작업중이라 당분간 매일 연재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8월 말까지는 주 2회 연재(월, 금)를 하려고 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난 50일 동안 매일 아침마다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독자님들 덕분에 하루하루 용기를 내어 꾸준하게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조만간 다시 매일 연재로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교실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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