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 교류와 협력 그리고 통일
이 책은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이뤄진 건축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시에, 남북 교류의 전망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북한과의 교류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민간 차원에서 지원 사업을 통해 여러 차례 교류를 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지금 현재는 북한과의 교류가 단절된 상태이지만, 과거의 이러한 사례들은 향후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기대하게 해 준다.
통일은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인가? 그리고 이는 국민들에게, 또 북한 주민들에게도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대답하는 것이 현실적인 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의 관점으로 통일 문제와 경제 교류와 협력에 대해 접근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희망적인 일이다. (교류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남북 교통망이 연결될 경우 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 교역을 위한 상당량의 물류는 육상으로 운송될 것이며, 교통망과 인접한 접경지역은 교역 물류의 중심지로 발전할 것으로 에상된다. - 93p
분단된 한반도의 조건은 대한민국의 육로 교역을 막았다. 통일은 훨씬 다양한 루트로, 더 활발한 교류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에 매장된 수많은 지하자원은 중국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정도다. 이는 우리에게도 상상도 못할 경제적 이익과 발전의 잠재적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할 것이다.
남북관계는 남북만이 아니라 국제 정세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남북의 지정학적인 위치, 남한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남북 교류와 협력은 불가피하다. - 129p
분명히 북한과 협력한 건축사업이 활발히 일어났다는 점과, 이를 매개로 여러 차례의 교류의 기회가 있었다는 점은 인상 깊었다. 하지만, 이러한 교류의 기회는 대부분 오래가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남북 모두에게 장기적인 교류의 결과물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다. 그나마 찾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북한에 지어진 건축물 뿐이라는 점은 많이 아쉬웠다. 그나마도 지금은 방치되고 있거나 제대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 건물이 많다는 점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희망적인 메시지와 대조를 이루는 듯하다.
저자는 ‘정치적 이벤트나 정치 쇼’의 관점을 벗어나 순수하게 북한과의 교류에 집중하는 태도를 비추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는 달리 북한과의 교류가 중단된 원인은 정치적 문제이거나 국제관계의 문제이다. 국제 관계 역시 정치의 범주에 포함시킨다면, 정치적인 영향이 절대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러한 인식을 차치해고 본다면, 북한 문제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닌, 수많은 문제점과 과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수많은 건축물을 지으면서 남북은 기술적 문제와 건축에 필요한 장비와 재료의 질의 차이라는 현실적인 난관에 수도 없이 봉착했다. 북한에서 제공하는 장비와 재료로는 우리나라에서 기대할 만한 건축물을 건축할 수 없었다. 이것만 봐도 기술력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려면 우리의 일방적인 희생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 정치, 행정, 국방, 치안, 의료와 보건, 교육 등의 수많은 문제에 대한 고민과 대비도 필요하다. 이러한 준비 없이 통일을 맞이한다면 어쩌면 더 혼란스러운 사회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통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다.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통일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는 통일과 협력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크다 하더라도 그것이 근원적 이유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 경제 발전이라는 확실한 백지수표라 하더라도 그것을 얻기 위한 출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런 희생을 감수하면서 우리는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 어쩌면 우리에게 통일의 희망적인 전망보다 이 의문을 명쾌하게 해소해 줄 만한 가치와 비전이 필요하다. 통일의 가치가 분명해져야만 통일은 짐이 아닌 과정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