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웅덩이, 파문(波紋)이 일어난다
파문, 큰 파문.
아파트가 높다랗게 둘러싼 작은 웅덩이.
생태연못이라는 간판을 내 건, 작은 웅덩이가 있다.
내 발소리에 놀란 것인지, 물웅덩이 위로 작은 파문들이 일어나 흩어졌다.
푸르다. 비춰 보이는 모든 것이 푸르다발길 끝에 무심히 내려다보다, 몸을 낮추고 더 가까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제야 알았다.
내 발끝에서 일어난 작은 파문이 아니다.
살아 있는 작은 아이가 온몸으로 만들어낸 커다란 물결이었다.
어제와 다르게 조금 시원한 한낮이었다.
쏟아지기 전 비를 머금은 구름이 가득했다.
그래서 나왔나 보다.
습한 날씨가 좋아서 눈에 띄게 나왔나 보다.
내 발아래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다,
후드득 내리는 빗방울에 손으로 우산을 만들고, 종종걸음이 뜀박질이 되도록 뛰었다.
사무실 문이 보일 때쯤, 언젠가 보았던 문장이 떠올랐다.
비 오는 날, 우산 쓴 동물. 사람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