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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 Jul 16. 2023

그랬으면 좋겠다.

잔치국수. 따뜻하고 배부르고 그래서 괜히 기분 좋은

날 기억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모임.

그 자리에 와준 사람들에게 잊히기 전에,

따뜻하고 시원한 국물의 잔치국수를 먹여주고 싶다.

야외면 더 좋겠다.

가든파티처럼 숯불을 피우고, 고구마도 감자도 알밤도 구워서 호호 입으로 불면서


아뜨뜨


해가면서,

호들갑을 떨면서,

가끔씩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와 함께,

오후 5시 정도 되면 각자의 쉼터로 돌아다.


미리 그려보는 나의 첫 번째 장례 모습이다. 




삶도 유통기한이 쓰여 있다면, 그날이 다가왔을 때

미리 준비해 둔 어떤 모습의 "나"를 남길 수 있을까.


죽을 때, 미리 컨펌받고 죽자

가능해?

실없이 던지는 농담 같지만 늘 함께할 수밖에 없는 주제 중 하나. 

또래의 시간들이 라고 해야 할까? 몰아치던 결혼, 돌잔치를 지나고 나니 잠시간의 긴 휴식기가 찾아왔다.

이유가 있어야 본다 했던 친구들은, 이유 없어도 보고 싶어 진다.


"나"라는 사람을 "기억"할 사람들에게,

그렇게 따뜻하고,

밝은 태양아래 즐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약간은 아쉬운 그런 기억으로 남고 싶다.


내가 낸데~

를, 외치지 못할 상황이라...

온전히 그들의 기억 속에서, 나를 정의할 그 사람들,

나름의 "기억 속의 나" 미리 디자인해 놓고 싶다.


물론, 금 나보다 커있을 아이들이 멋쩍은 표정을 지으

장례식인데, 잔치국수는 쫌...

이라고 한다면,


걱정 마! 아빠가 미리 카드 긁어놓고 갈게


음... 비빔국수도 준비해 두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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