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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 Oct 22. 2020

2.
인도 사회의 계층 구조

카스트가 아닌 기술과 자본의 계층으로


계층의 나라, 인도 

한국의 교육과정에선 인도를 계급의 국가 혹은 '카스트의 국가' 라고 가르킨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고 생각한다. 일단 카스트제도는 법적으로 명문화 된 법칙 같은 것은 아니지만, 사회-종교-문화적으로 인도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있는 사회 규율로써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중심의 현대 사회에 들어서는 카스트 그 자체가 한 인간의 신분을 결정한다던가, 법적 차별을 받게 되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선) 많이 줄어들고 있는것 같다. 현직 인도 총리 '모디 총리'만 보더라도 하층 계급의 신분이지만 인도의 총리로 선출되었고, 인도 내에선 그 인기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21세기 현대사회에서의 계층(혹은 계급)은 태생적, 종교적 해석에 뿌리를 둔 카스트와 같은 방식으로 나뉘어지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층 분리는 기술과 자본에 의해 일어나고 인도 역시 그 예외는 아니다. 


인도는 기술과 자본에 의한 또 다른 계층 분리가 일어나고 있다




도시화와 격차 


사람이 몰리는 곳엔 돈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곳엔 사람이 모인다. 대한민국 면적의 32배에 달하는 인도에서도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돈과 기회를 찾아 점점 더 도시로 이동한다. 

인구 분포로 나뉘어지는 인도 도시들의 Tier와 그 구성

인도에는 수도 델리를 포함해, 뭄바이, 벵갈루루, 첸나이, 콜카타, 하이데라바드 등의 대규모 초대형 도시들이 있으며, 그 중 행정 수도 델리와 경제 수도 뭄바이에는 천만명이 넘는 인구가 몰려 살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살면, 그 곳엔 일자리가 생기고, 이 몰려든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물건을 팔고, 누군가는 물건을 사며 경제가 일어난다.

돈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기술과 산업, 문화가 일어난다. 


주요 대도시에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직장을 잡고 안정적인 '봉급'을 받으며 일할 수 있고,

지방 소도시, 시골 지역에선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며 '불확실한 소득'을 벌며 살아간다.


안정적이고 높은 봉급을 받는 직장인들은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고, 모바일 뱅킹을 이용할 수 있으며, 후불 통신 요금제를 사용할수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도시'에 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하다. 
동시에
도시에 있지 않으면 이 모든 것들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인도의 수 많은 이주노동자들

그렇게 인도의 젊은 청년들은 오늘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위해 도시로 이주한다. 도시로 이주하여 새로운 시작을 한 마을 청년과, 시골에 남아 있는 수 많은 가족들. 인도의 새로운 계층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인도의 새로운 계층 India 1, 2, 3


도시화에 편승하여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소득'을 시작으로 그 격차가 점점 더 심화된다. 바라보는 시각과 분석하는 기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데, 그 격차의 현실을 표로 정리해보았다. 

인도 계층을 나누는 새로운 기준, India 1, 2, 3


계층 사다리에 올라탄 사람들 - India 1 

India 1은 초고소득자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인도 내에서 높은 교육 수준과 높은 소득을 보이는 그룹이다. 대부분이 인도의 주요 대도시에 거주하며,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저가형 스마트폰이라고 하더라도, 스마트폰은 인도 내 왠만한 고소득 직장인들의 월급을 웃도는 가격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있고, 없고는 인도인의 경제 수준을 가르는 상당히 중요한 지표이다.) 또한 보유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모바일 뱅킹이나 간편 결제 서비스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이커머스나 우버, 배달 앱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왠만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직장인들과 그 생활상이 비슷하다. 

뭔가 돈이 많고, 상류층으로 묘사되어 소수일 것 같지만, 어마어마한 인도의 10% 정도 되는 India 1 인구만 1억명이 넘는다. 대한민국의 두배 정도 되는 인구가 인도 인구의 단 10% 정도이다. 인도는 정말 큰 나라다. 


계층 사다리를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 - India 2

India 2에 속하는 사람들은 인도 내에서의 '중산층' 으로써 소득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 증가폭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제 막 직장인으로써 일하기 시작하면서 소득을 일으키고 있는 그룹이다. 스마트폰과 피쳐폰을 쓰는 사용자들이 공존하고, 모바일과 인터넷 접근성도 제각각이지만, 점차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편에서 이야기 했던 인도의 젊은 인구 분포 구조로 미루어볼 때, 인도의 중산층 India 2는 앞으로 그 범위가 더 넓어지고 많아질 것이다. 또, 인도 전체의 GDP가 증가하는 만큼 India 2들은 점차 빠르게 India 1으로 편입하거나 혹은 India 2 자체의 소득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어쩌면 인도의 잠재된 가능성은 India 2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는가에 달려있지 않을까 싶다. 


생계에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 - India 3

India 3는 인도의 가장 많은 인구이면서도, 가장 빈민 계층이다. 대부분 인도의 Last Mile이라 불리우는 시골 혹은 지방 소도시에 마을 형태로 모여살고 있으며, 교육 수준이 낮고 농사, 목축 위주의 경제 활동을 보인다. 소득이 낮기에 마을의 젊은 청년 한 두명을 제외하곤 스마트폰이 없으며, 피쳐폰 마저도 없는 원시 농경 사회의 모습을 띄는 곳도 많다. 

사실 외부인들이 '인도'하면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가 이 India 3의 이미지이지 않을까 싶다. 비록 India 3는 아직까지는 경제 발전에서 소외되어 있는 개인들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인도의 경제가 급성장 하면서 인도의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해줄 수 있는 막강한 생산력으로 탈바꿈할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India 3가 경제 발전에 한 축이 되고, 그러면서 이들의 소득이 증가할 때. 인도는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The Next Billion


인도는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개발되며, 발전할 것이다. 이는 국가 전체 GDP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국가를 이루는 개인의 소득 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India 2, 3 즉, The Next Billion(다가올 10억 인구)에 주목할 필요가 드러난다. 



앞으로의 인도의 성장은 이 Next Billion이 주도하게 될 것 이다


한 국가에 10억명 이상의 강력한 내수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국가가 폭발적인 속도와 힘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India 2, 3가 아직 소득이 적고, 기술과 자본의 접근성으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것은 이들 개인이 자본시장으로 편입되고 소득이 늘어나게 되면, 인도라는 국가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갖고 있다는 것과 같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인도 내에 다수의 저소득층이 있어주었기 때문에, 인도는 앞으로 비약적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을 얻은 것이다. 


문화적, 인종적, 종교적 다양성이 넘쳐나는 인도가 과연 중국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뒤따라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인도는 힘 없이 주저 않기엔 너무도 젊고, 거대한 나라이다. 



참고 자료

https://blog.usejournal.com/india2-english-tax-and-building-for-the-next-billion-users-198701f0a7a6

인도의 도시화와 한∙인도 협력방안 - 조충제, 이순철, 이정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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