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근무할 때였다. 직원이 와서 나에게 기밀이 있다고 말한다. 직원은 모 직원이 사장과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무엇이 잘못된 거냐?라고 직원에게 물었다. 직원은 다른 직원들 몰래 모 직원이 사장과 외부에서 만난다는 것은 사적 만남을 떠나서 회사에 대한 내부 정보를 사장에게 말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즉, 내부 첩보를 사장에게 매주 따로 보고한다는 말이었다.
그 당시에는 그 첩보를 무시했었다.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내부 구조조정에서도 살아남은 모 직원은 사장이 그만 둘 때까지 승승장구했다. 사장이 그만두고 난 후에도 임원으로 승진이 되었다. 세월이 흐르고 들은 얘기는 사장이 끝까지 뒤를 봐 주었다고 한다. 회사에서 잘 되려면 임원이나 사장과 잘 지내야 한다.
회사 감사팀에 근무할 때도 내부 첩보는 존재하였다. 회사 내부 감사업무를 진행하면 회사 업무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감사한다. 감사팀 근무할 때 내부 첩보가 들어왔었다. 모 직원이 직원들끼리 술 먹고 호텔에서 주기적으로 도박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 직원을 잡기 위해서 2박 3일을 잠복했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두고 그냥 지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복을 하기 시작하고 그 직원은 다른 직원들에게 사기를 쳐서 도박한 것을 잡았었다. 그 직원을 잡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회사에서 지급한 가스총, 방탄 조끼, 비상벨 등 호신무기를 각자 휴대하였다. 그 당시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몰랐다.
대기업에서 가장 큰 첩보는 역시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에 대한 것이었다. 향후 조직개편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회사 내부의 구조조정 및 조직 개편은 직원의 퇴사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가장 큰 것이었다.
모 팀장이 임원에게 찍혀서 승진을 못했다는 것이나 회사의 방향성에 키를 가지고 있는 임원이 바뀜으로써 핵심 팀이 A 팀에서 B 팀으로 변경된다는 것 등에 관한 사항이었다.
기업에서 첩보는 민감한 정보이다. 기업 내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하고 팀별 인력별 분석된다. 첩보는 첩보를 다루는 사람의 특성에 따라 첩보가 될 수 있고 단순 정보가 될 수도 있다.
모 팀장은 첩보를 정말 잘 다루는 팀장으로 유명했다. 임원들은 모 팀장을 좋아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이상한 정보를 모 팀장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모 팀장에게 물어보면 몰랐던 정보가 술술 나왔다.
마치 요술램프의 지니처럼 말이다.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 나는 첩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자신의 실력이 아닌 첩보를 통해서 인정받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