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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데리다 Dec 20. 2019

나의 이야기


2017년 11월 13일은 내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날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갑상선 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날부터 나를 하나씩 변화시키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다행히 크기가 작고 전이가 없어 일 년에 한 번씩 추적 관찰만 하면 되지만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혼자 우주에 떠 있는 듯한 멍한 상태였고 암은 맞지만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는 담담한 의사의 말에 다행이라 위안하며 병원을 나왔다. 하지만 암이라는 한 글자는 엄청난 공포와 현기증을 가져다주었다.


30년 전 아버지께서는 위암인 것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으시고 혼자서 얼마나 무섭고 외로우셨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 더 힘들었다. 그리고 그때의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루하루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고 담담했다가 울었다가 웃었다가 또 울었다가 그렇게 일주일을 멍한 상태로 지낸 후 내 몸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정신을 차리고 공부하기 시작했고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이 늘어날수록 암은 공포의 대상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고 나와 함께 하고 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암은 병이 아니라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고 제발 보살펴 달라고 몸이 보내는 간절한 신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돌아보게 되었고 암이 아닌 "앎"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이상 두렵거나 공포스럽지 않았고 비로소 내 목을 똑바로 볼 수 있었으며 내 몸에게 미안해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잘 견디고 늦지 않게 신호를 보내 준 몸이 고맙게 느껴졌다.


그렇게 진정되고 있었는데 한 달 후 자궁내막증 진단까지 받고는 많이 허탈했다. 마치 거센 폭풍우를 맞으며 혼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 해 나는 몹시 아팠다. 그냥 계절과 나이의 변화를 혹독하게 겪는 줄로만 알고 지나쳤는데 그때 몸과 마음을 쉬게 해 주었어야 했던 것이다. 몸과 마음이 쉬고 싶다고 돌봐 달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는데도 들어주지 않으니까 더 강한 신호로 나를 멈추게 한 것이다. 이 계기로 나는 많은 것을 깨닫고 알게 되었으며 더 늦지 않게 신호를 보내 준 몸에게 그리고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고 공부하고 실천하고 있는 나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일 년 전 자궁내막증 수술 후 2019년 4월 일 년 만에 재발 진단을 받았지만 식생활과 생활 습관의 변화로 5개월 만에 자연치유에 성공했다. 누구나 아플 수 있고 암에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는 겁을 먹고 자포자기하고 누구는 생각과 상황을 바꾸어 치유의 길로 들어선다. 나는 후자를 선택했고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크고 작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다. 


앎은 나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여유와 멈추어  변화하고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함을 게 해 주었으며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기회이며 선물이다. 늘 내가 말해왔던 것처럼 재미있고 의미 있게 그리고 여유롭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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